공감하는 권위주의 출현을 꿈꾸며

2021-04-26     이구원/탑영어학원장
이구원/탑영어학원장

작년 한 방송국 신년 토론회에서 패널로 나온 모 교수의 발언이 상당히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국민이 소위 전문가라고 말하는 사람들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고 인터넷을 통한 거짓된 말에 판단력이 흐려지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작년 코로나 대책에 있어서 소위 명망 높은 의사들이 정부의 대책에 대해서 전문가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는다는 불만을 표시한 적이 있다.
 물론 그때 문재인 정부는 충분히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있었음에도 마치 자신들이 빠진 회의나 토론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모습을 보여줬다.
 유교사상이 주류를 이루던 조선시대에는 국 가에 대한 충성과 부모에 대한 효가 강조되고 통치이념으로써 유교사상이 사용되다 보니 유교의 근본 사상과는 상관없이 관료집단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권위주의가 일정 부분 인정됐다.
 일제강점기와 경제발전을 우선시하는 군사독재 시대를 지나면서 어떤 특정 집단이나 권력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권위가 인정됐고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당연한 양 누리고 살아왔다.
 한국사회가 경제적으로 급성장하고, 민주화되면서 IT사회가 도래하고, 초고속 인터넷망 속도가 세계 최고 수준인 지금, 그런 막연한 권위는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세계 최고의 대학 진학률을 자랑하는 한국은 옛날처럼 특정 부류나 사람들이 지식을 독점하는 시대가 아니고, 일반인들도 어떤 정보를 취득하고 싶으면 얼마든지 인터넷을 통해 전문가만큼의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나라 정치에서도 김대중, 노무현이라는 소위 문민통치시대를 거치면서 권위주의는 서서히 힘을 잃게 됐고, 촛불혁명을 거치고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자 탈권위주의의 속도는 더욱 더 빨라지고 있다. 이제는 과거의 낡은 권위주의에 기대어 국민의 의식과 행동을 통제하려는 시도는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이제 권력과 권위는 구분해야 할 것이고 사회 지도층이 스스로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 일반 국민에게 진심 어린 권위를 인정받아야 진정한 권위주의라 할 것이다.
 새로운 권위주의 시대 핵심 단어는 ‘공감 능력’이 될 것이다. 자신들은 학벌도 좋고 높은 자리에 있어서 무조건 일반 국민은 그들의 말과 행동에 따라야 한다는 구시대적인 행태는 국민에게 공감을 얻을 수 없다. 자신의 위치와 직업에 따라 정말 국민을 위하는 말과 행동을 해야만 비로소 국민에게 인정을 받는 시대가 된 것이다.
 물론 아직 권위적인 모습을 보이는 몇 개의 직업군이 남아있긴 하다. 하지만 이것도 한국사회가 더욱 성숙해짐에 따라 없어질 것으로 생각한다.
 해남군 행정을 보면 과거 10~20년 전보다 많이 달라졌다. 되도록 군민들과 소통하려는 모습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하지만 특정한 사안이나 세부적인 행정절차에 개개 민원인들이 불만을 품는 것도 사실이다.
 행정이란 것이 거시적으로 바라보고 미시적으로 접근을 해야 하는 힘든 일이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일이기는 하지만 주민들과 행정기관이 시간을 두고 끊임없이 대화하다 보면 극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