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자연 품은 정원산업 육성하자
작금 코로나가 우리에게 던져준 화두 중 하나는 ‘자연’ 즉, ‘자연을 가까이 하는 삶’이다. 바꾸어 말하면 ‘자연으로 돌아가라’는 메시지일 것이다.
외출이 자유롭지 못한 요즈음 꽃나무는 반려식물이 됐고 올해 꽃모종 판매량도 두배로 증가했다고 한다.
꽃을 기르며 코로나로 지친 마음을 치유 받고 있다는 증거로 본다.
유튜브 시청도 일상화됐다. 필자는 정원(庭園)에 대한 관심이 특별하다. 미국 ‘타샤투더(Tasha Tudor,1915~2008)의 정원’ 시청은 신선한 감동이었다. 만 93세에 사망한 그녀는 전기도 없는 산골에 들어가 홀로 수천 평의 정원을 가꿨다. 정원의 삶을 그림, 글 등 예술로 승화시키고 네자녀를 변호사 등으로 길렀다.
다른 하나 제주 KBS에서 제작한 정원 다큐멘터리 ‘오마이 가든’은 히트작이 되고 있다. 제주의 개인 정원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다.
98세 고령에도 정원 가꾸기에서 행복을 찾는 제주 할머니의 삶은 인상 깊었다. 정원을 가꾸는 일은 한마디로 치유의 삶이라고 한다. 배우자를 잃은 슬픔과 외로움, 중병 등으로 인한 우울증을 극복하게 해줬다고 한다.
일본의 한 의사는 정원을 가꾸는 환자는 10~20% 회복치료에 도움이 됐다고 한다. 꽃을 가꾸면서 얻게 되는 생명의 아름다움, 소중함, 행복감 즉, 정신은 물론 육체의 건강까지 가져다준다는 결론이다.
정원이 세계적으로 발달 한 곳은 영국, 프랑스, 일본, 싱가포르 등을 꼽는다. 특히 싱가포르는 리콴유(1923~2015) 시장이 정원도시를 성공적으로 추진했다.
우리나라는 국가정원과 지방정원으로 분류하고 60여 곳이 지정돼 있다. 모범사례는 순천을 비롯해 울산, 제주 등을 들 수 있다.
이중 순천은 우리나라 정원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2013년 순천만국제 정원박람회를 개최하고, 2015년에 대한민국 제1호 국가정원으로 지정받았으며, 2023년 순천만국가정원박람회 유치도 확정됐다. 게다가 순천시는 30여 가정정원도 지정해 지원하는
등 순천만생태관광을 자원화·세계화 했다는 점에서 ‘생태수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쉬운 것은 전남도에서 정원박람회 개최지를 선정할 때 순천과 함께 해남도 후보지였으며, 당시 해남 간척습지의 희귀조류 생태환경은 순천만 습지 못지않게 우수했으나 지금은 파괴되고 말았다.
울산은 태화강의 오염을 극복하고 도심 친화 정원으로 가꾼 결과 2018년 제2호 국가정원으로 지정받았다.
금강이나 거창, 거제 등도 국가정원을 지향하고 있다. 그런데 사실 순천이나 울산은 정원보다는 공원에 가깝다. 가꾸는 주체가 주민이 아니라 공공기관이기 때문이다. 제주는 이와 다르다.
천억 이상의 공공예산이 투입되는 거창한 국가정원이 아니라 소소한 가정정원이다. 주민이 살고 있는 공간을 제주의 토종식물 등으로 직접 가꿔 이웃과 공유하는 것이다.
혹여 해남도 정원도시를 지향한다면 제주형이었으면 한다. 가정, 마을, 아파트, 골목길 등 공터를 주민이 직접 가꾸는 방식이다.
여기에 요즈음 선진국에서 유행하는 커뮤니티(community) 정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마을의 공터, 텃밭 등을 공동정원으로 가꾸고 이를 통해 도농간 소통 창구화하면 어떨까.
어르신들도 공동으로 정원을 가꾸면서 삶의 의미와 아름다움, 행복을 더욱 키웠으면 한다.
해남군에는 코 로나 종 식 후 더욱 활성화될 정원산업 육성정책을 제안한다. 해남지역의 난대성 토종 꽃나무의 제공, 재배법에 대한 교육 등을 시행하고 우수한 정원마을을 선정해 사기를 북돋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