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산 분토마을/ 일상이 된 분리수거…1년도 걸리지 않았다
마을형 자원순환센터 눈길 어르신들 참여 뜨거워
현산 분토마을에는 주민들이 직접 만든 자원순환센터가 있다. 지구를 지키는 일에 온 주민들이 나선 분토마을, 자원순환센터에는 집에서 씻고 뜯어낸 플라스틱과 박스 등이 정리돼 있다.
분토마을은 쓰레기를 소각하는 이들이 거의 없다. 마을이 이렇게 변화되기까지 1년도 걸리지 않았다. 마을의 변화는 지난해 귀농한 류광민(56)‧이숙경(56) 부부로부터 시작됐다.
부부는 분리수거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며 주민들이 배출한 재활용품을 해남읍사무소 자원센터로 가져다주며 더 구체적인 분리요령을 배웠고 주민들에게 그 내용을 열심히 알려줬다.
“농촌 노인들이 이를 따를까”라는 주변의 우려 소리도 나왔지만 감동할 만큼 분토 어르신들의 분리수거 참여는 뜨거웠다.
자원순환운동에 재미를 붙인 분토주민들은 올해 전남도가 추진하는 으뜸마을 만들기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으뜸마을사업 주제는 서로서로 깨끗한 마을을 만들며 정이 넘치는 마을을 만들겠다는 것. 올해 배정된 300만원 예산으로 분토형 자원순환센터도 만들고 가로등이 없는 골목길에 태양광 전등 설치, 마을진입로 꽃밭 조성도 추진했다.
전 주민이 환경지킴이에 나선 분토마을, 분리수거는 이제 분토마을의 일상이 됐다.
신영주(65) 이장은 “분토마을은 주민이 38명 정도 되는데 우리 주민들이 마을의 변화를 꿈꾸며 협조하고 있다”며 “어렵게만 생각하던 분리수거도 하다 보니 공감이 되고 지금 마을주민 80~90%가 집에서 쓰레기 소각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분리수거도 전문성이 있어야 하기에 이숙경씨는 주민들이 가져온 쓰레기들을 살펴보며 함께 분리수거 방법을 공부한다.
이숙경씨는 “마을 어르신들이 수고롭게 분류해 가져오시는 자원은 보물이다”고 말했다.
마을초입에 있던 쓰레기 배출장소도 마을회관 옆으로 이전했다.
분리하지 않고 쓰레기를 배출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였다.
문금만(83) 어르신은 “팔십 평생 이렇게 쓰레기를 내는 건 처음인데 해보니까 된다”며 “플라스틱에 붙은 종이를 떼고 씻을 것은 씻은 후 종류별로 들고 나온다. 복잡하지만 마을이 깨끗하기 위해서 한다”고 말했다.
김순남(76) 어르신은 “젊은 사람들이 와서 마을을 생각해주는데 따라야지. 그래야 한 마을 사람이 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