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이 잠겼다…특별재난지역 선포되나

81년 에그니스 이후 가장 큰 강우량 피해액 60억 넘으면 특별재난지구 선포

2021-07-12     박영자 기자
81년 에그니스 태풍 이후 가장 큰 비가 내린 지난 6일 오전, 현산면 일평에서 송지 금강 길목의 논과 도로가 물에 잠겼다.

 

 1981년 9월에 강타했던 에그니스 이후 가장 큰 폭우가 해남을 덮쳤다.
 특히 간척 이전 해남의 모습을 재현이라도 하듯 이번 폭우로 해남의 모든 간척지가 물에 잠겼다.
 해남군은 피해규모 파악에 나선 상태다. 피해규모가 60억원이 넘으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다. 총 피해액이 나오기까진 시간이 걸리지만 현재의 상태라면 특별재난지역에 포함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번 폭우는 지난 5일 자정 이후 다섯 시간 동안 170mm 넘게 쏟아졌다.
 5일부터 6일까지 해남군 양 일 누적 강수량은 439mm였다.
 현산면은 529.5mm로 최고를 기록해 현산 일평에서 신방, 경수, 두모 일대 모든 논이 침수됐다. 또 현산면 신방리로 향하는 도로와 송지 금강마을 앞, 초호리 일대 도로가 물에 잠겨 6일 한때 출입이 통제됐다. 이곳 일대는 일제강점기 이전 모두 바다였다.
 북일면은 시간당 최고 110mm를 기록해 논 침수와 함께 월성천 한쪽둑이 소실돼 버렸다. 특히 폭우가 쏟아지는 시간대가 바닷물의 만조시기와 맞물려 해남 거의 대부분이 물에 잠기는 상황을 맞았다.
 이번 폭우량은 1981년 9월에 불어 닥친 에그니스 이후 가장 큰 폭우로 기록됐다.
 1981년 발생한 태풍 에그니스는 해남에 477.5㎜의 비를 뿌려 해남읍 남동과 고도리 등 저지대가 침수되고 금강저수지 둑 붕괴 우려로 저지대 주민들이 해남여중(현 해남제일중)과 해남여고(현 해남고)로 대피했었다.
 또 천변교가 물의 힘에 의해 위로 붕떠버리는 초미의 물난리를 겪었다.
 이번 폭우도 해남천 곳곳을 할퀴며 징검다리마저 유실되는 피해를 입혔다.
 이번 폭우로 대흥사 경내매점 옆 주택에서 A(69)씨가 급류에 휩쓸려 사망했다. 사건은 지난 6일 오전 2시45분 경 갑자기 불어난 계곡물이 집을 덮치면서 일어났다. 당시 집 안에 있던 일가족 5명 중 사위와 딸, 손녀는 대피했지만 A씨와 손자는 미처 대피하지 못했다. 다행히 출동한 소방대원에 의해 손자는 구조됐지만 A씨는 급류에 휩쓸려 숨진 채 발견됐다.
 계곡물이 범람하면서 대흥사 피안교를 비롯한 다리 곳곳이 파손돼 6일 당일 대흥사 출입이 통제됐다.
 6일 새벽 북평면 동해저수지 아래 마을 주민들은 동해 저수지 둑이 위험하다는 마을방송에 따라 급히 대피했다. 이번 비에 해남전체 64채의 집이 침수돼 139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