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와 해남의 문화저력

2021-07-19     이승미/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큐레이터
이승미/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큐레이터

 

 2021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가 이제 50여일 남았다.
 짝수 해인 지난해 2020년 열리기로 했으나 코로나로 인해 1년 연기된 결과이다.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는 비엔날레의 후발 주자이다. 이미 국내에만 해도 각종 비엔날레가 10여개가 넘어 시작도 하기 전부터 비엔날레에 대한 피로감은 이미 극에 달해 있었다. 국제행사 승인을 내주는 문화체육관광부의 ‘부정적 시선’은 스스로 생각해도 무모한 시도라고 생각할 정도였다. 가장 힘들었던 시기였다.
 그렇게 크고 작은 내 외부의 부정적 관점과 편견을 ‘긍정적 기대’로 바꿔가며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가 현실로 구현됐다. ‘자고 일어나니 유명해졌다’라는 바이런의 글처럼 “어느날 보니 대한민국이 선진국”이더라고들 한다. 이제 ‘자고 일어나니 수묵 비엔날레가 미술계의 대세’인 때를 기다리면 될 일이다.
 2018년에 이어 1년이 늦춰진 2회 비엔날레의 변화 중 하나는 9개 시군의 참여다.
 그동안 해남에서는 목포와 진도에서 개최되는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에 해남이 포함되지 않은 것에 대해 논의가 많았다. 많은 분들이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에 왜 해남이 빠졌는가를 물으셨다. 그 이유는 실망스럽게도 매우 단순하다.
 2016년 전남도청에서 발주한 ‘동양화비엔날레’ 용역보고서에 개최 장소가 목포와 진도로 정해졌기 때문이다.
 당시 그 용역을 수행한 연구기관에서 남도문화를 연구할 시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소치와 남농의 발자취를 따라 가다 보니 진도와 목포로 귀결됐다.
 해남까지 따라가기에는 시간과 예산이 부족했던 이유이다. 한번 잘못끼워진 단추는 쉽게 시정이 안되는모양이다.
 용역발표 이후 사전준비사업격인 ‘영호남 수묵화교류전’ 큐레이터를 맡으면서부터 자문회의를 통해 ‘동양화’비엔날레라는 명칭이 ‘한국화’, ‘수묵화水墨畵’ 그리고 최종적으로 ‘수묵水墨’으로 바뀌는 동안 해남 녹우당의 공제, 대흥사 일지암 초의를 놓치면 안된다는 의견을 수없이 내놓았지만 흐르는 물길을 돌리기에 혼자 힘은 무력했다.
 제2회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가 구성되면서 시군의 요청으로 9개 시군에서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기념전이 열린다. 시군마다 자신의 역량을 살려 다채로운 전시를 준비하고 있다.
 2021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해남전시는 녹우당 인근 땅끝순례문학관과 충헌각 고산유물전시관과 대흥사 행촌미술관까지 6개 장소에서 벌여지며 참여작가는 그동안 작심하고 수년씩 해남을 그려온 10인의 예술가와 해남과 연고가 있거나 활동 중인 10인의 예술가가 출품작품을 준비 중이다.
 8월7일부터는 행촌미술관과 해남우리신문에서 매년 준비하는 해남군민초대전에 이순이 여사가 초대돼 80년대를 주름잡던 <미인도>를 다시 볼기회를 맞는다. 그동안 해남의 식당이라면 음식 맛도 맛이거니와 수묵갤러리를 방불케 하는 곳이 한두 곳이 아니다.
 그리고 각 가정에 보관한 수묵작품을 해남문화예술회관에서 선보인다.
 이 모든 일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다.
 과연 해남답다 할 수 있다. 본래 비엔날레는 비엔날레가 열리는 지역성을 반영한 것이 특징이다.
 광주비엔날레는 5·18의 희생을 반영했고, 1895년 시작돼 126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베니스비엔날레는 베네치아의 역사와 65개의 국가가 참여해 각 국가의 특징을 반영한다.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해남기념전이 기대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