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지소인데…주민자치위 사무실 논란

군의회, 관련예산 전액삭감 해남군, 부랴부랴 원상태로

2021-09-06     박영자 기자
문내면보건지소 2층과 3층 창문에 문내면주민자치라는 글씨가 부착돼 있다.

 

 문내면보건지소에 문내면주민자치위원회 사무실이 들어서는 것과 관련 해남군의 행정재산 관리에 허점이 드러났다. 또 공중보건의가 거주공간을 옮겼다가 다시 옮겨오는 등의 소동도 일었다.
3층 건물인 문내면보건지소는 1층은 보건지소, 2층은 공중보건의 주거공간과 소회의실, 3층은 농민상담소로 사용해왔다. 그런데 농민상담소가 이전하게 되면서 3층이 비자 문내면주민자치위원회 사무실이 들어서게 됐다. 여기까지는 유휴공간에 대한 사용이라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 2층의 공중보건의 주거공간 옆 공간까지 자치위원회 사무실이 들어서면서 파장이 커졌다. 
거주하던 공중보건의가 시끄러운 공사 소리에 사비로 영암군에 거주지를 마련해 이사해버린 것이다.
이번 문제는 해남군의회 제3차 추경 심의에서 파악됐다. 해남군은 제3차 추경에 문내면주민자치센터 내부리모델링 사업비 700만원과 문내면보건지소 컨테이너 설치비 500만원을 편성했다. 이에 군의회 총무위원회가 구체적인 사업내용을 묻자 해남군은 문내면보건지소 2층과 3층에 문내면자치위원회가 들어서기에 출입구를 따로 내는데 예산 700만원, 또 2층에 있던 물품을 따로 보관할 컨테이너 박스비 500만원을 편성했다고 답했다. 
이러한 답변 과정에서 공중보건의가 자체 돈으로 방까지 얻어 나갔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해남군공유재산 심의위원회의 심의과정도 거치지 않고 행정재산을 임의로 변경한 것도 알게 됐다. 이에 군의원들은 보건지소 2~3층을 모두 내주고 물건 넣을 창고가 없어 컨테이너 박스비 예산을 승인해달라는 것이 맞느냐며 비판을 이어갔다. 
군의회 총무위원회는 행정재산을 절차도 거치지 않고 임의로 변경할 수 있는지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며 특히 코로나19라는 위기상황에서 보건진료소 건물을 타 용도로 변경해 사용한다는 것도 너무도 안이한 판단이다고 비판했다.  
이어 해남군의회는 지난 8월31일 본회의 추경심의에서 관련 예산 1,200만원을 전액 삭감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거주공간을 따로 마련했던 공중보건의가 다시 입주하고 문내주민자치위원회가 건물에서 철수하는 등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해남군 관계자는 문내면면주민자치위원회 사무실 마련을 위해 여러 곳을 둘러보던 중 문내면보건지소 2층 반쪽과 3층이 비어있어 보건소와 상의 후 임시로 사용하려 했던 것이고 예산승인 후 해남군공유재산 심의도 거치려 했다며 군의회의 예산 삭감으로 원래대로 복구한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문내면보건지소 2층과 3층 창문에는 문내면주민자치위원회 사무실이라는 글씨가 부착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