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식당 - 기송 백형철의 목단화…수묵이지만 화사

유선관서 묵은 작가들 작품으로 식당 장식

2021-09-27     박영자 기자
대흥사 매표소 입구에 있는 목포식당에는 기송 백형배의 수묵 목단과 송도의 새우그림, 미당의 잉어 그림이 걸려있다. 

 

 대흥사 입구 매표소 앞에 위치한 목포식당도 수묵갤러리라 할만큼 많은 작품이 걸려있다. 그 중 기송 백형배의 목단 수묵작품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기송 백형배는 목포식당 인근에서 기송정 식당을 운영한 이다. 그는 백련 윤재혁 선생에서 서예를 사사한 후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붓을 들었던 인물이다. 기송정에는 기송이 남긴 서예작품과 문인화 등이 식당을 장식하고 있다. 식당자체가 서예전실처럼 꾸며져 있다.
기송은 서예가의 삶을 살았지만 시서화에도 재능이 있었다. 목포식당에 걸린 수묵 목단도 그의 능숙한 붓질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목포식당을 운영하는 전춘자씨는 기송정에 갔더니 목단화 작품이 너무 좋아 한 점 얻어와 식당에 걸어놓았다며 식당에 오는 손님들도 작품이 좋다고 한다고 말했다.    
목포식당에는 30~40년 전에 구매한 수묵 작품들이 지금껏 걸려 있다. 당시 대흥사 인근 유선관과 여러 여관들은 화가들의 작품활동 장소였다. 화가 누가 어느 여관에 묵고 있다는 소문이 나면 대흥사 인근 사람들부터 해남읍 사람들까지 찾아와 그림을 구매했던 시절이다. 특히 유선관은 작가들의 창작공간이었다. 목포식당 서성웅 사장은 당시 유선관 앞에서 작은 기념품 가게를 운영했다. 이러한 인연으로 유선관을 드나드는 숱한 화가들과 인연을 맺었다. 당시는 수묵작품 소장이 유행이어서 그도 작가들이 올 때마다 작품을 사거나 또 친분으로 얻곤 했다. 
서 사장은 해남사람들도 화가들에게 술과 밥을 사주며 작품을 얻어가곤 했다며 특히 이름이 좀 알려진 화가가 오면 유선관 문턱이 닳아질 만큼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다고 회상했다. 
화가 중 제강도 유선관에 장기 투숙하며 작품활동을 했는데 당시 제강의 작품은 인기가 높았다고 한다. 서성웅 사장도 제강의 작품을 소장하고 싶어 집에서 키운 분재와 바꿔 구매했다고 한다. 목포식당에는 분재와 바꾼 제강의 산수화가 걸려있다. 또 제강과 함께 유선관에 자주 묵었던 초암의 무궁화 그림도 벽을 장식하고 있다. 황산 김강수 작가의 물레방아 작품도 이 집의 귀물이다. 장성 출신인 그는 아산 조방원에게 그림을 배웠다.
전춘자씨는 대흥사 인근 여관에서 숱한 작가들이 투숙한 관계로 집안에도 숱한 수묵작품이 소장돼 있다고 말했다. 아쉽게도 목포식당에 걸린 작품들은 오래돼 이름이 새겨진 낙관을 읽을 수 없다. 작가의 호만 알 수 있는 것이다. 
목포식당은 서성웅(74)‧전춘자(69)부부가 운영하며 산채비빔밥 전문식당이다.
목포식당 :  534-5604 / 해남군 삼산면 대흥사길 17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