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남초에 ‘남도수묵미술관’ 건립 제언

2021-10-05     박영자 /해남우리신문 발행인
박영자/해남우리신문 발행인

 

 해남군이 폐교인 화산남초등학교에 조성하려 했던 해남군립미술관이 잠정 보류됐다. 대신 이곳을 남도의 상징인 전남수묵미술관 건립을 제안하고 싶다. 
해남군이 추진하려 했던 해남군립미술관이 반대에 부딪힌 것은 미술관의 성격이 불분명했기 때문이다.  
전라남도는 격년제로 전남국제수묵비엔레를 열고 있다. 하지만 남도수묵을 상징하는 미술관은 없는 상태이다. 진도 운림산방은 수묵미술관이긴 보단 소치미술관으로 국한돼 있고, 목포 남농기념관도 마찬가지다.
미술관은 성격에 맞는 다양한 전시와 기획전, 또 그에 맞는 학술연구와 교육이 병행해야 살아있는 미술관 역할을 한다.  
현재 전남 11개 시군에서는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열리고 있다. 중심지는 진도와 목포이고 나머지 시군은 기념전 형식으로 결합한 전시다. 그런데 기념전 형식으로 참여한 해남군의 전시가 진도와 목포를 뛰어넘는다는 평가가 내려졌다. 
특히 군민들이 참여한 해남군민수묵소장품전은 여전히 군민들 내에 수묵에 대한 애정과 전통이 살아있음을 보여줬다.
한때 남도를 풍미했던 수묵작품은 대부분 진도 작가들에 의해 그려졌다. 그러나 이들 화가들을 적극 지원했던 곳은 해남이었다. 진도출신 화가들과 남도의 숱한 화가들이 해남의 여러 여관에 묵으며 작품활동을 했던 이유도 해남의 수묵작품 구매가 그만큼 활발했기 때문이다.
80~90년대 수묵작품 구매 붐으로 해남의 각 식당과 사무실, 가정에는 수묵작품이 걸리게 됐다. 물론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가정에 있던 수묵작품이 사라지고 있지만 여전히 수묵작품은 해남사람들의 정서에 녹아있다. 
이승미 대표이사는 “전남도가 수묵비엔날레를 통해 남도수묵의 전통을 살리려 하지만 정작 대학에선 수묵강좌가 사라지고 있다는 점도 전남에 수묵미술관이 필요한 이유이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해남에 남도수묵 전문미술관을 건립해 각 가정에 소장돼 있는 작품을 수시로 전시하고 또 이곳에서 수묵미술 교육을 결합하자는 것이다. 특히 각 가정에는 병풍을 비롯해 산수화, 화조화 등 다양한 수묵작품이 소장돼 있어 군민들이 참여한 다양한 전시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수묵은 딱딱한 고문서 취급을 받고 있다. 그러나 지금 해남 곳곳에서 열리고 있는 수묵비엔날레에 나오는 작품들은 수묵이 현대의 미의식에 맞은 작품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알려준다.
또 수묵전문 미술관은 우리나라에 없다는 점도 블루오션 미술관이 될 수 있다는 강점으로 꼽힌다.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의 거점 미술관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