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좋은 길은 걸어야 보인다

2021-11-15     해남우리신문

 해남군이 청사주변 도로를 보행자 중심의 걷기 좋은 길로 조성키로 하고 부군수를 단장으로 추진기획단도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도심의 활성화는 사람들을 모이게 하는 것이다. 차량이 아닌 걷는 이들이 많을 때 도심은 활기를 띠고 상권도 산다.
사람을 모이게 하기 위해선 걷기 좋은 길이 조성돼 있어야 한다. 걷기 좋은 길 조성은 오래 전부터 제기돼 왔었다. 일단 해남군이 좋은 길을 조성하겠다고 나선 것은 환영할 일이다.
단 제안하고 싶은 것은 걷기 좋은 길을 조성할 때 유모차나 휄체어, 어린이들과 함께 걸으며 현장에서 좋은 길에 대한 답을 찾았으면 한다.
신청사 조성과 함께 단장한 길 중 녹색미술학원에서 해남문화원으로 향하는 인도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현장답사 없이 책상에서 설계했다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건널목과 맞닿아 있는 인도를 가파르게 설계한 것이다.
유럽 선진국에선 걷기 좋은 도심을 만들기 위해 직접 도심을 걸으며 도로를 디자인한다. 걷고 멈추는 과정에서 답이 보이기 때문이다.   
길은 사람을 위해 설계된다. 그것도 가장 약자를 중심으로 설계된다. 
해남군이 야심차게 내놓은 해남군청 인근 구교리, 성내리, 수성리 일원 12개 도로노선의 걷기 좋은 길 계획이 도로의 모범사례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선진 해남은 작은 곳에서 출발한다. 아무리 멋진 건물을 짓고 관광정책을 내놓아도 군민들의 일상과 맞물린 곳에 변화가 없다면 그건 선진 해남이 아니다. 해남 도로를 걸을 때마다 느끼는 안타까움, 체념이 새로운 도로에선 희망으로 바뀌어야 한다.
인도에 있는 맨홀뚜껑에서부터 가로수, 가로등, 꽃화분까지 그 어떤 것도 사람에 우선할 순 없다.    
현장을 걸으면서 답을 찾고 그렇게 조성된 도로는 군민들의 사랑도 받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