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적 측면에서 살펴 본 해남군청사

2021-11-22     정철웅/(전 재)광주광역시기후대응센터 초대센터장)
정 철 웅(전 재)광주광역시기후대응센터 초대센터장)

 

 해남신청사 서편으로 들어서니 단아한 동백나무가 반갑다. 전국 지자체들의 수상 열망 제1순위라는 ‘다산목민대상’ 수상 기념수다. 수상기념수로 동백나무가 선정됐음이 긍정적 느낌이다. 
동백나무의 아담하고 수수한 모습도 좋아 보인다. 만약 이 기념식수가 장대하고 멋드러진 모습의 값비싼 정원수였다면 다산 정약용 선생의 꾸지람이 있을성도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로 옆쪽에 식재된 소나무들은 스스로 ‘못생겨서 죄송합니다’라는 메시지를 주는듯하다. 이 소나무들을 자기집의 정원수로 심으라했다면 과연 심었을까라는 의문이 남는다.
청사안으로 들어서니 바로 민원실이다. 우선 민원실의 천정이 높아서 좋다. 공간도 넓어서 안정감과 편안감을 준다. 하여 민원처리 과정에서 민원인들이 혹 목소리를 높이거나 열 받는 모습이 크게 감소하리라는 예감이다.
이제 신청사 건축물이 과연 ‘녹색건축물인가’라는 차원에서 살펴보자. 녹색건축물 분석은 첫째 ‘에너지생산시설’과 둘째 ‘에너지 사용량 최소화 시설’인가라는 두가지 측면에서 계량한다. 지면관계상 두가지 측면에서의 중요한 부분만 살펴본다.
먼저 1,000제곱미터 이상(2021년 기준)의 공공기관 건축물은 신축 또는 증·개축시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비율을 충족해야 한다. 2020~2021년의 경우엔 의무비율 30%가 적용된다. 그러니까 해남군 신청사는 건축인가 시점으로 따져볼 때 24~26%가 적용되리라 추정된다. 군청 담당공무원의 설명에 의하면 24%의 의무비율을 충족했다라는 주장이다. 그러니까 옥상 및 벽면 태양광과 태양열 시스템 등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99개공의 지열시스템(지하 약150m추정)도 설치했다 한다. 따라서 법정의무 비율을 충족했을 것으로 추정되는바 다행스러운 결론이다.
필자는 이에 더해 교육적 내지 선언적 의미에서 소규모의 풍력시설을 ESS(에너지 저장장치)와 함께 추가 설치를 제안한다.
두 번째 녹색건축물 관련 ‘에너지 사용량 최소화’ 시설이다. 먼저 고단열 창호시설(창틀과 유리창)적용은 기본이다. 필자도 일부 확인한바 당연히 고단열 창호를 적용했으리라 본다.
기타 즉 고단열 벽체시공·열교환기와 폐열 활용시스템·고효율 냉난방장치·환기시스템·절수시스템·에너지소비효율 1등급 채택 등의 적용여부는 민간인 신분의 필자로서는 파악 불가 사안이다.
군청 건축물 공간은 공무원들의 평생 근무 장소이다. 그래서 근무 피로도를 조금이나마 완화시키는 녹색공간을 찾아보았다. 3층 전면부에 설치된 옥상정원이 바로 직원 쉼터 공간이란다. 직원 쉼터로서는 약간 엉성하고 열악한 공간인 듯 싶다. 특히 전면부 약 1.5m높이의 육중한 두께의 보호벽(?)이 우둔해 보인다. 시야를 가리며 무언의 압박감을 주는 것이 필자의 괜한 오해일까.
통상 옥상정원에 식재하는 꽃과 관목은 그런대로 생존한다. 그러나 교목들은 통상 5년 생존이 어렵다는 사례들이 흔하다. 옥상정원에 식재된 교목들이 ‘법정녹지비율’을 충족시키기 위한 꼼수 식재 조경으로 비쳐질 수도 있다. 직원 쉼터 공간에 조그마한 비가림막이나 그늘막을 추가로 설치해도 좋을 것 같다.
그리고 행정동과 의회동 사이의 4층 쌈지공간도 의미있는 쉼터 공간이 될 수 있다. 깜찍한 소품시설에 의해 ‘잠깐 쉼터’ 공간으로 변모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한마디로 신청사는 협소한 건축면적이라는 태생적인 한계가 있다. 그래서인지 근무자들의 녹색근무공간이 열악하다. 현재 구청사에 새로운 녹색광장 조성이 진행되는바 이를 보완해주는 방법이 모색돼야한다. 또  새집증후군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런데 말입니다. 새로운 광장에 필자와 같은 해남향우들의 향수와 정체성을 표현해줄 수 있는 ‘풋나락과 물고구마’라는 소형 이미지 조각물(또는 그림)을 설치하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