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와 「해남식당 수묵기행」
(행촌문화재단 대표)
해남식당 수묵기행인「남도는 강아지도 수묵을 즐긴다」책이 출간됐다. 각 식당에 걸린 그림들을 일괄 정리해 책으로 출간한 것은 아마 전국 최초일 것이다. 그만큼 책은 지역미술사의 자료로서 가치가 있고 남도의 특징인 식당문화를 보여준 성과라고 본다.
또 해남에 풍자되는 해남의 모든 식당과 다방, 병원, 이발소는 갤러리라는 소문이 사실임을 보여주고 있다.
전남의 10여개 시군 미술관과 목포 진도 광주로 이어진 수묵 잔치였던 2021년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가 지난 10월31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지난 한달 간은 비엔날레 종료에 따른 결과물 정리와 평가가 이어졌다.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가 처음 논의되기 시작한 해는 2016년이다. 그로부터 5년 만에 순조롭게 안착한 모양새지만 향후 5년 뼈를 깎는 노력과 변화가 전남, 국제, 수묵, 그리고 비엔날레의 지속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베니스 비엔날레처럼 220년 시간의 무게를 장착한채 세계인의 기대와 사랑받는 비엔날레가 될 것인지 수많은 비엔날레나 국제행사처럼 슬그머니 사라질 것인지는 이제부터가 시작인 것이다.
전문가들의 평가에 의하면 목포와 진도의 메인 프로그램을 홍보하는 역할로 시작됐던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가 올해 처음 도입한 전남 10여개 시군의 기념전이 오히려 비엔날레의 고유한 정체성을 보여준 경우가 많아 고무적이었다는 후문이다.
전남 10개 시군에서 열린 기념전의 약진은 목포 진도 중심의 비엔날레 본예산에 비해 약소한 예산과 처음 해보는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전문큐레이터를 선임해 전시를 일임하고, 비엔날레의 본질대로 지역 특성을 반영한 점이 특별했고 다양한 성과를 만들어 냈다는 평가다.
올해 열린 제2회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를 앞두고 2020년 봄부터 해남의 특성을 반영한 전시를 기획해보자는 해남우리신문의 제안으로 여러 차례 행복한 논의가 진행됐다.
해남의 식당을 비롯해 곳곳에 걸린 해남의 수묵작품을 파악해 자료화하고 또한 비엔날레 공식 행사로 참여시켜보자는 것.
또 해남의 식당 또한 훌륭한 수묵 전시장이자 관광자원이라는 것을 신문지면을 통해 보여주자는 내용들이 오갔다.
이 결과 올해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기간 해남군민들의 수묵소장품들이 해남문화예술회관에서 전시됐다.
해남우리신문은 지역의 여러 전문가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지역언론사가 가진 장점을 충분히 살려 올해 두 개의 큰 성과를 내었다. 군민수묵소장품전과 해남식당 수묵기행인「남도는 강아지도 수묵을 즐긴다」책 출간이 그것이다.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사무국은 이 둘의 성과를 깊이 눈여겨 볼 것을 권한다.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의 방향성에 대한 소중한 지도로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해남은 그 무엇보다 자랑스러운 해남의 수묵정체성과 역사 그리고 자산을 알게 된 계기가 됐다.
미술관에서는 이 성과를 연구의 과제로 삼아 향후 마르지 않는 예술의 샘으로서의 가능성을 연구하고 자료화해야 할 것이다.
해남의 특별함을 유감없이 보여준 흔치 않은 해남의 성과이자 결과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