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벤트도, 정육점은 유쾌한 공간

15년차 전문정육인 육류천왕 정훈기 대표

2022-01-17     조아름 기자
해남읍 해리 육류천왕 정훈기 대표는 늘 웃는 얼굴로 고객들을 만난다. 좋은 고기는 기본, 고객들에게 유쾌한 에너지를 전하고 싶어서다. 

 

 “대한민국 국민이 모두 제 고기를 먹었으면 좋겠습니다.” 힘차게 포부를 말하는 유쾌한 청년, 해남읍 해리 육류천왕 정훈기(35) 대표다.
30대인 그는 15년차 전문 정육인이다. 고기를 사랑하는 남자, 사업가보다는 ‘장사꾼’으로 불리고 싶다는 그는 돈을 좇기보다 고객들과 어울리며 즐겁게 함께 가고 싶다. 
정 대표는 매번 재밌는 이벤트를 연다. 최근 육류천왕 자체 브랜드 계란을 출시해, 가위바위보 게임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기면 계란 한판에 3,000원, 져도 4,000원이니 밑져야 본전이다.
정훈기 대표는 “손님들이 물건만 사서 가는 건 옛날 방식이다. 손님들이 물건을 사면서 좋은 에너지까지 얻어 가길 바란다”며 “육류천왕 하면 고기 좋다는 건 기본, 기분 좋고 재밌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육류천왕에 가입된 회원은 1,900명. 회원들은 매번 고기, 이벤트 등의 소식을 받아보며 소통의 쇼핑을 하고 있다.  
요즘 육류천왕에서 특히 잘나가는 제품은 밀키트다. 맛있는 고기를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배추, 깻잎, 버섯 등과 함께 겹겹이 쌓아담은 밀푀유나베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캠핑, 홈파티 등에서 손쉽게 즐길 수 있어 점차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또 육류천왕 자체 브랜드 상품인 올리브유에 튀겨낸 등심돈까스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메뉴다. 
양념육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데 양념닭발, 닭갈비, 오리불고기, 닭똥집, 불고기 등 인기를 끌고 있다. 또 고기와 함께 캠핑용품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장작, 불판 등을 마련해뒀다.
정훈기 대표가 정육인이 된 것은 단순한 이유에서였다. 돈을 많이 벌고 싶었고 고기도 많이 먹고 싶었다. 
그는 가진 것도 없고 해남에 연고도 없었지만 2016년 해남에 내려왔다. 그렇게 한두레정육에서 6년, 해남에서는 고기 좋다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는 고기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고 최고의 맛을 내기 위해 고기 컨디션에 맞춘 정육 과정을 중요하게 여긴다. 
정훈기 대표는 2016년부터 매년 지역아동센터에 삼계탕 닭을 꾸준히 기부했다. 품어준 지역에 감사했고, 주는 뿌듯함이 좋아서 매년 나누게 됐다.
지난해 장사가 어려워 기부를 못한 게 마음에 걸려, 이번 1월에는 노인복지관, 지역아동센터 등에 계란 400판을 기부한다.
정 대표는 “어릴 적 넉넉히 먹지 못했던 마음에 정육을 시작했고, 그 마음을 잘 알기 때문에 나누게 됐다. 이날 만큼은 마음껏 많이 드시라는 마음에서다”고 말했다. 
한편 정 대표의 장기적인 목표는 자신의 브랜드의 체인점화다. 프랜차이즈 협회에도 들어가 천천히 목표를 향해 올라가려고 차근차근 준비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