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장의 2022년 새해 설계는?
지자체장들의 2022년 새해설계가 예사롭지 않다. 격변하는 시대의 흐름에 부응하는 것일까. 다가오는 지방선거를(6월1일) 의식한 때문일까. 아무튼 예전의 새해다짐과는 그 수준이 크게 높아 보인다.
우선 국제적 성장담론과 미래비전 제시가 있다. 그 거대담론과 미래비전에 대한 실천계획도 구체적이고 야무지다.
이러한 격상된 새해설계를 이해하기 위해 먼저 지자체들의 과거 사업트랜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필자 나름대로 분석한 11가지 붕어빵굽기식 사업을 정리한다.
첫째 묻지마식 지역축제 열풍이다. 결국 지역축제의 난립과 부작용이 공론화됐다. 그래서 중앙정부가 우수지역축제를 선발 시상하는 등 간접적 규제를 한다.
둘째 야간조명경관사업이다. 제1세대 야간조명은 중국발 루미에나리라는 조명시설이었다. 이는 조잡하다라는 평가로 인해 몇 년 후에 거의 철거됐다. 그러다가 전남의 모시장이 경관사업 관련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되면서 야경조명사업은 중단됐다. 최근 미디어파샤드 및 미디어아트의 출현으로 야광경관이 다시 주목을 받게 됐다.
셋째 자전거도로 조성이다. 이명박 정부시절 4대강 둑방에 자전거도로를 조성했다. 이 무렵부터 전국의 지자체가 자전거길 광풍에 휩쓸렸다.
넷째 케이블카·모노레일·리프트카 사업들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이는 전국적인 만원초과 사업으로 일부 애물단지 사업화 우려도 예견된다.
다섯째 전망타워 사업이다. 지자체들의 경관조망대 ‘높이’ 올리기 경쟁이 은근하게 과열된 바 있다.
여섯째 둘레길 및 옛길 복원사업이다. 제주도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길 사업 역시 억지스런 ‘길이’(km)경쟁이 진행중이다.
일곱째 출렁다리와 데크길 사업이다. 이 사업 역시 지자체 간에 ‘길이’ 경쟁은 물론 아슬아슬한 ‘높이’ 경쟁이 비밀스럽다.
여덟째 화훼관광단지 조성이다. 대충 100,000㎡의 넓이에 약 20만본 이상의 꽃이 식재돼야 한다. 그래야 소위 화훼관광단지라는 명함을 내밀 수 있기 때문이다.
아홉째 정원조성과 숲조경사업이다. 최근엔 인공정원 조성보다는 원림(자연생태공원)조성에 관심을 갖는 발빠른 지자체도 있다.
열 번째 박물관·미술관·OO기념관 건립이다. 이러한 건립 관련해서는 감히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그래서 답답한 현재 진행형이다.
열한번째 OO센터·OO체험관·00회관·OO타운 건립이다. 이 사업들은 현재도 유효한 지자체들의 대표적인 묻지마 단골메뉴사업들이다.
이상 열한가지 사업들은 과거 지자체장들의 주요 관심거리이자 획일화된 역점사업이었다. 그러나 새해의 다짐과 관심사들은 크게 달라졌다.
우선 지역의 ‘미래성장동력기반’ 구축이다. 하여 지자체를 ‘OO의 수도·OO의 메카·OO의 허브도시·OO의 거점도시’ 등을 실현하겠다라는 당찬 미래버전을 제시했다.
‘2050탄소중립’과 ‘기후재난위기대응’에 대한 강한 의지도 피력했다.
‘도시재생과 그린뉴딜사업’에 관한 포부도 밝혔다. ‘OO인프라구축’과 ‘OO산업 클러스터구축’은 물론 인공지능과 스마트 적용관련 사업도 크게 언급했다.
‘체류형 관광단지정착’과 ‘지방소멸대응’은 차기 선거공약 수준이 된 듯 싶다.
그리고 유명 대기업에서 조차 이제 거론하기 시작한 ‘RE100’과 ‘ESG윤리경영’을 선포했다. 사뭇 당돌해 보이거나 감탄스런 대목이다.
아무튼 이러한 담대하고 미래지향적인 난제들을 지자체장들이 언급한 것은 반가운 사실이다. 지자체장들이 세상이 크게 변하고 있다라는 현실에 긴장하고 있다라는 증거들이다.
특히 해남군의 새해 설계도와 역점사업계획은 타 지자체에 비해 탁월하다라는 생각이다. 이는 명현관 군수와 군청공무원들의 열정과 긴장감이 표출된 결과일 것이다.
일단 해남군의 2022년 출발점이 빵빵하고 자신만만해 보인다.
군민과 우리 향우들도 해남군수와 공무원들의 선전을 기대하고 응원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