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악한 선거도 해남 선거역사에 기록된다

2022-02-28     해남우리신문

 정치인들이 혐오의 시대를 부추긴다. 상대방을 공격하기 위해 사용하는 자극적인 말과 언어들, 그러한 말과 언어들이 지금의 시대를 혐오의 시대로 만든다. 언론들도 앞다퉈 혐오의 언어를 쏟아낸다. 촛불혁명의 바람이 거세게 불 때 우리 사회는 막말과 적대적이고 혐오스러운 말을 쏟아낸 정치인들을 단죄한 바 있다. 그런데 그들이 대통령 선거에서 자리 하나씩을 꿰차고 돌아왔다. 언어는 사회를 정화시키기도 하지만 심각한 공해를 일으키기도 한다. 지금은 언어의 공해시대다. 언어의 공해는 사회를 흑과 백으로 갈라 놓는다.  
위정자들의 국가통치의 기본도 사회를 극도로 분열시키는 것이다. 극단적인 통치용어를 사용하고 이러한 통치용어에 길들어진 국민은 나의 편이 아니면 적이라는 극단적 사고를 갖게 된다. 대선국면에 들어선 지금 우리사회는 염려스러울 만큼 극단적인 용어가 판을 친다. 
땅끝해남에서 20대 청년들이 윤석열 후보를 지지했다는 내용도 지금의 사회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내용도 극단적이지만 그것을 아무렇지 않게 정치적으로 악용할 수 있다는 사고자체가 지금 우리사회의 반영물이다. 
해남에서 20대 어린 청년들을 정치적으로 이용한 사례는 그동안 없었다. 치열한 선거에서도 어린 자녀들을 극단적 정치무대에 세웠던 적도 없었다. 그런데 그러한 일이 해남에서 벌어졌다. 이는 이번 대선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 예이다. ‘땅끝마을 생애 첫 뉴권자 연합’이란 조직 이름 얼마나 그럴싸한가. 땅끝은 한반도 시작이라는 상징성, 그것도 호남에서 첫 유권자인 청년들이 윤석열 후보를 지지했다는 것 자체는 누가 봐도 눈이 번쩍할 뉴스거리다. 땅끝이라는 상징성에 생애 첫 유권자라는 언어가 만나 한편의 정치소설을 탄생시킨 것이다. 
이번 사태는 어린 청년들에게 그렇게 해서는 안된다는 지극히 도덕 교과서적인 내용을 접어두더라도 청년이 아닌 기성세대가 오래도록 기억해 둬야 할 일이다. 추악한 역사도 역사이듯 추악한 선거도 기억해 둬야 반복되질 않는다. 험난한 지대에서 전쟁의 공을 세우기 위해 20대 어린 청년들을 정치적으로 악용한 일, 해남 선거역사에도 기록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