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산면 시등리 한미숙씨 - 어르신들과 비우고 헹구고 ‘기쁨’
태우지 말고 재활용 권장, 포인트 3만원 적립 뿌듯
황산면 시등리 한미숙(58)씨는 지난 1월부터 해남군 자원순환사업 ‘땅끝희망이’에 참여해왔다. 주민참여형 자원순환사업인 ‘땅끝희망이’는 재활용품에 대해 품목별로 단가를 적용해 포인트 적립 후 해남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해준다.
한미숙씨는 요즘 자원순환하는 재미에 푹 빠졌다. 버려지던 자원을 ‘비우고, 헹구고, 제대로 분리’를 실천하며 행복함을 느낀다.
하루에도 몇 번씩 자신의 자원순환 참여 기록을 볼 수 있는 ‘에코투게더’ 어플에 들어가 본다. 그간의 노력이 차곡차곡 쌓여 3만원 정도의 포인트가 모였다.
한미숙씨는 “포인트가 모이는 거 보면 재밌다. 저녁에 한 번씩 어플을 켜서 보는데 포인트를 보면 뿌듯하다”며 “나중에 환경교통과에서 여는 물품교환 행사에서 자원순환 제품과 교환할 계획인데, 정말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화장품 판매를 하는 한미숙씨는 20년 동안 황산, 문내 등 마을을 오가며 어르신들을 만났다.
어머니를 만나는 마음으로 어르신들을 뵙다 보니, 때때로 반찬도 챙겨드리고 안부도 자주 묻는다.
한씨는 농촌마을을 다니며 집집마다 쓰레기를 태우는 것을 종종 볼 수 있었다. 마을에 분리수거함이 있어도 가져다 놓아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어르신들은 마당에서 소각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한미숙씨는 “어르신들은 마당에서 쓰레기를 조금씩 태우는데, 연기도 나고 뚜껑 닫은 병을 태워 터지기도 해 너무 위험하다”며 “자원순환사업을 알게 되면서 어르신들에게 위험하고 환경에 좋지 않은 소각 대신 자원을 모아놓으면 읍사무소에 가져다 배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현재 4명의 어르신들도 한씨를 통해 자원순환사업에 동참하고 있다. 어르신들이 가정에서 모아준 캔, 플라스틱 등을 집으로 가져와 세척 분리 작업을 한다.
어르신들은 직접 물병을 쪼그리기 힘들어 주로 모아만 주면 한씨가 직접 한다. 여력이 있는 어르신은 페트병에 비닐을 제거해주기도 한다.
이렇게 모아진 자원은 한씨가 읍사무소에 이틀에 한 번씩 배출하고 있다.
한미숙씨는 “어르신들이 쓰레기를 태우지 않고 재활용 자원을 제대로 분리배출하도록 함께 한다”며 “소각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좋은 일인지 뿌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환경도 아끼고 돈도 버니 일석이조라며 주민참여형 자원순환사업 ‘땅끝희망이’를 주변에 홍보한다.
또 어르신들이 옆에서 도와주니 자원을 모아 배출하는 게 수월하다.
한미숙씨는 “돈만 보고 하면 못하는 일이지만, 환경을 생각하면서 한다. 뿌듯함은 덤이다”며 “한번 해볼까 해서 시작한 일이 요즘 가장 행복한 일이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