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지면 마봉리 박태선씨 - 손주들이 100년 간 살 지구…지켜야지요

헌옷으로 인형 만들기, 비우고 헹구고 환경 관심

2022-05-02     조아름 기자
송지면 마봉리 박태선씨는 손주들이 살아갈 지구를 지켜야겠다는 마음에 자원순환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송지면 마봉리 박태선(57)씨는 손주들이 살아갈 지구를 지켜야겠다는 마음에 자원순환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박태선씨는 “원래 환경에 관심이 없었지만 손주가 태어나면서 너무 예쁘다 보니, 입으로만 표현할 게 아니라 좋은 걸 물려주고 싶었다”며 “우리는 좋은 지구를 살아왔는데, 손주가 살 100년 동안에도 좋은 지구를 물려주고 싶어 자원순환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마봉리 부녀회장이자 해남군새마을부녀회 회장인 박씨는 자원순환을 위해 20여 종류로 분리해 배출하고 있고 주민들의 자원순환 참여도 독려한다.
시골에 살면 쓰레기를 마당에서 소각을 하는 집이 많은데, 환경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동네에서도 소각하지 않도록 이야기한다. 
그는 지난해 해남평생학습관에서 업사이클 전문가 2급 자격과정을 수료했다. 버려진 자원을 활용해 장난감을 만들기 시작했다. 박씨가 가장 관심을 가지는 자원은 버려지는 옷이다.
옷은 쉽게 사고, 버리기 때문에 낭비되는 자원이 많다. 수많은 헌옷이 수거함에 모여 아프리카, 개발도상국으로 수출되지만 그곳에서도 활용도를 못 찾은 헌옷들이 환경오염의 주범이 되고 있다. 
박씨는 헌옷을 활용해 인형을 만드는 업사이클링에 푹 빠져있다. 딸이 입다가 작아진 원피스, 오래 입은 반팔, 보자기, 화려한 남방 등 버려지던 옷들이 그의 손에서 재탄생한다.
버려지는 옷뿐만 아니라 음료수병, 플라스틱, 우유곽, 박스, 스티로폼 등으로는 인형집과 소품을 만든다. 
박태선씨는 “어릴 적에 바비인형이 너무 갖고 싶었는데, 가질 수 없어서 종이에 그리고 오려서 갖고 놀았던 기억이 있다. 손주에게 인형을 선물하고 싶었는데, 이왕이면 플라스틱 제품이 아니면 좋겠다 싶어 직접 만들게 됐다”며 “하다 보니 인형을 만들고, 옷과 집, 소품을 만드는 재미에 푹 빠졌다”고 말했다. 
박씨의 집에는 그만의 공방이 있다. 미싱기와 각종 헌옷, 플라스틱 자원들이 한데 모여있다. 그리고 그의 손으로 탄생한 인형들과 인형집이 눈길을 끈다. 한 달에 한번 할머니집에 놀러오는 손주는 인형을 가지고 놀며 할머니와 추억을 쌓는다.
환경을 함께 연구하고 실천하는 ‘해남자원순환연구회’ 회원인 박씨는 유튜브와 책으로 독학한 헌옷 인형 만드는 방법을 회원들에게 가르치기도 했다. 주변의 자원을 활용해 가정과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나누는 셈이다.
그는 앞으로 어르신들, 젊은 엄마들, 아이들에게 헌옷 인형 만들기를 가르치고 싶다. 올해까지 인형 만드는 실력을 키워 내년엔 본격적으로 수업을 열 계획이다. 또 인형을 만들어 어린이 복지시설에 선물하고 싶단다.
박태선씨는 “아이들 장난감이 대부분 플라스틱인데 그것만 안 만들어도 탄소배출량이 줄어들 것 같다”며 “엄마와 아이가 같이 인형을 만들며 추억을 쌓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