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황배·김찬미 부부 - “지구는 기다려 주지 않아요”

기후위기 우리곁에 가까이…나부터 실천 10년간 거주했던 중국서도 재활용 철저히

2022-06-13     조아름 기자
해남읍 남동리 손황배·김찬미 부부는 기후위기를 실감하며, 해남군 자원순환사업인 ‘땅끝희망이’에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 

 

 “기후위기 우리 곁에 가까이 왔습니다.”
 해남읍 남동리 손황배(51)‧김찬미(44) 부부는 해남군 자원순환사업인 ‘땅끝희망이’에 참여하고 있다. 
 중국에서 제2의 인생을 살며 10년 거주하던 부부는 코로나로 2020년 아내 김씨의 고향인 해남에서 임시 거주를 시작했다. 
 특히 아내 김찬미씨는 중국에서도 쓰레기를 철저히 분리해 버려왔다. 원래 중국은 쓰레기를 따로 분리수거하지 않기 때문에 음식물, 재활용, 일반쓰레기를 한 데 섞어 버리지만 김씨는 제대로 분리수거를 하지 않으면 마음이 불편해 늘 철저히 분리해 버렸단다. 
 김찬미씨는 “중국에서는 쓰레기와 음식물을 분리하지 않고 바로 버리는 건 10년을 살아도 적응이 안 되는 문화다”며 “우리가 중국에서 쓰레기를 분리하는 모습을 보고 감동받는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부부는 해남에 와서도 쓰레기를 철저히 분류해서 내놨지만, 노력하는 게 백분 활용될까 의문이 들었다. 그러다 지난해 자원순환사업을 알게 됐고, 번거롭지만 꼭 해야겠다는 생각에 동참하게 됐다. 투명페트병, 배달음식용기, 병, 캔 등 자원을 비우고 헹궈서 배출하고 있다. 
 농장과 주변 상가에서도 모아서 매달 1회씩 배출한다. 
 김씨는 일상생활에서도 작은 실천을 이어간다. 매일시장에서도 비닐을 안 받기로 유명하다. 장 볼 때 이미 사용했던 봉지를 가져가 재사용하는데, 상인들도 봉지 대신 덤을 조금씩 챙겨주기도 한다. 남편도 물건을 살 때 봉지를 가져오면 아내에게 혼나기 때문에 늘 봉지를 받지 않으려 노력한다.
 또 수세미, 헹주, 고무장갑도 더 비싸지만 자연 분해되는 천연 제품을 찾아 사용한다. 일상생활에서 물건은 웬만하면 새로 사지 않는다. 과한 소비는 자원낭비이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건축, 건물관리 등을 했던 남편은 해남에서 미세방충망 설치 영업을 하고 있다. 예전의 방충망은 해풍에 부식돼 하얀 중금속 가루가 나와 건강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새로 개발된 미세방충망으로 교체하는 일을 한다.  
 부부는 교체하면서 폐기하는 방충망의 철과 알루미늄을 분리한다. 자원을 제대로 분리하면 다음 단계에서 재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부는 기후변화를 주변에서 실감하고 있다. 
 20여년 감 과수원을 하는 아버지 농장에 감 열매가 열지 않고 찌그러져 걱정이 많다. 최근 몇 년 동안 감의 저장성이 떨어지고 금방 물러진다. 또 기후 때문에 바지락이 살이 안 차, 주변에 바지락 일을 하는 분들이 울상이다. 
 김찬미씨는 “숲과 관련된 동영상을 봤는데, 낙엽이 떨어져 거름이 되고 지렁이가 토양을 이롭게 하는 자연순환을 보면 자연 그 자체가 리사이클링이다”며 “최근 몇 년 들어 어디든 자연재해가 예외 없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고, 할 수 있는 일을 실천을 해야 할 때다. 지구는 기다려주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