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의회는 민주당 대의기관인가
제8대 해남군의회 원구성은 무소속과 협치할 의사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민주당 소속 군의원들 스스로 윤재갑 국회의원이 지명한 대로 따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경선도 거치지 않고 공천의 은혜를 받았기에 의원들의 줄서기는 그 어느 때보다 더욱 높아질 것이다.
선거기간 군민들을 위한 심부름꾼, 해남군민만을 바라보며 의정활동을 하겠다는 발표는 군의원 원구성에서부터 평가를 받게 된다. 군민들을 위한 원구성인지 위원장 지시에 따른 원구성인지 지켜보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민주당 일색의 원구성은 의장 및 부의장, 각 상임위원장 선출방식이 교황식 투표이기에 더욱 가능하다. 교황식 선출방식은 출마하겠다고 공개된 후보가 없는 상태에서 무기명 투표를 통해 과반을 획득한 후보가 당선되는 선거방식이다. 이러한 선거방식은 특정 정당이 미리 판을 짜고 들어오거나 개인의 야망을 위해 야합의 선거문화를 양산시켜왔다. 제6대 해남군의회 후반기 원구성에서 초선의원들이 의장과 부의장, 3개의 상임위원장직을 싹쓸이한 것도 교황식 투표방식 때문에 가능했다.
교황식 투표방식에 대한 비판은 전국에서 일고 있다. 대의기관을 이끌 수장을 뽑는데 공식적으로 누가 나오는지, 또 어떠한 정견과 비전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발표 한번 듣지 않고 선출한다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이 같은 여론에 전북 전주시의회와 전남 여수시의회, 전남도의회와 부산시의회, 광주시의회도 회의규칙을 개정해 후보 등록과 정견발표로 의장을 선출하고 있다. 해남군의회 전반기 원구성은 오는 7월1일이다. 회의규칙을 변경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
그러나 의원들 내에서 미리 협의를 통한 원구성은 가능하다. 특히 이러한 협의가 가능하려면 무소속과의 협치가 필수이다. 선거기간 집행부의 감시와 견제, 할 말을 하겠다고 했던 후보들, 군의회 원구성에서 군민들을 바라보는 선택을 할까.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