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뿌리깊은 해남이야기 7 | 가수 오기택의 해남사랑
1960년대 한국 트로트를 대표하던 가수의 한 사람이었던 해남의 가수 오기택이 지난 3월23일 오후 별세했다. 향년 83세. 그는 해남군 북일면 흥촌리에서 태어나 북일초등학교, 해남중학교를 졸업했다.
서울로 올라간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 후, 가수 등용문이던 동화예술학원에 입학했다. 그는 1961년 제1회 KBS 직장인 콩쿠르에 나가 1등을 차지할 만큼 노래실력이 뛰어났다. 1963년에 발표한 ‘영등포의 밤’은 그를 단박에 스타로 만들었다. 6·25를 전후한 연인의 애환과 사랑을 담은 이 노래는 영화로 제작돼 장안을 눈물로 적셨다.
대표곡으로 ‘고향 무정’, ‘아빠의 청춘’, ‘남산 블루스’, ‘충청도 아줌마’, ‘비 내리는 판문점’ 등이 있다. 특히 ‘고향무정’은 산업화의 파도에 밀려 정든 고향을 떠난 이들의 향수를 달래준 국민애창곡이었다.
그는 골프에서도 남다른 실력을 자랑했다. 1990년 ‘싱가폴 로렉스오픈’ 골프 선수권대회에서 아마추어 1위를 수상했고 1981년부터 3년 동안 전국체육대회 전남대표 선수로 뛰었다.
그런데, 탄탄대로를 달리던 그가 1997년 이후 무대에서 모습을 감췄다. 소문난 낚시광이었던 그는 제주도 가까이에 있는 무인도에서 혼자 낚시를 하다가 온몸에 마비가 왔던 것. 24시간이 지나고서야 지나가던 낚싯배에 가까스로 발견됐지만, 그는 병석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이에 오기택을 아끼는 해남사람들이 나섰다. 해마다 오기택 가요제를 열고, 2018년에는 고향인 북일면을 중심으로 성금을 모아 ‘오기택 노래비’도 세웠다.
이같은 고향사람들의 응원에도 불구하고 그는 3월에 먼 길을 떠나고 말았다. 고향을 등진 사람들의 향수를 달래줬던 국민가수 오기택. 그는 세상을 떠나는 순간에도 고향을 잊지 않았다.
“후배들을 위해 남은 재산을 해남고등학교에 장학금으로 기부하라” 향우 오기택이 남긴 유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