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뿌리깊은 해남이야기 9 | - 한비야가 만난 해남 사람들

2022-07-25     글.그림=김마루(향우,웹툰작가

  한비야가 쓴 <바람의 딸, 우리 땅에 서다>라는 책이 있다. 해남 땅끝에서 민통선까지 2000리를 걸어간 기록이 담겼다. 
한비야는 해남을 지나면서 어떤 사람들을 만났을까? 궁금해서 책을 읽어봤다.
먼저, 영전성당 공소에서 자원봉사를 하던 김소라씨. 그녀는 갓난 아기부터 중학생까지 스무 명 정도의 아이들을 하루종일 보살피고 있었다. 정부나 성당의 보조는 없고, 공무원인 남편이 받아오는 월급을 쪼개서 아이들을 돌보는데 보탠다고 했다.
“성당에서 하라는 일 아니에요. 제가 좋으니까 하지요.” 김소라씨는 그렇게 말했다고 한다. 그 뒤로 20년이 지났다. 김소라 씨 부부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남창 사거리 기사식당 주인 아주머니의 이야기도 있다.
“이 5천원이 음마나 도움이 될랑가는 모르것소. 그래도 밥값은 안 받을라요. 아이고. 시아부지 나온당께요. 그냥 넣어두쇼잉.”
강원도까지 걸어간다는 한비야의 말에, 식당 주인은 이렇게 말했다. 그리고는 끝내 밥값을 되돌려 줬다. 남창 사거리 기사식당 아주머니. 크게 성공하세요!
쓰던 우산이니 그냥 가지라고 친절을 베푼 가게 할머니 이야기도 나온다. 
한비야가 서투른 전라도 사투리로, “할머니, 증말 고맙습니다요.”라고 인사했을 때, 할머니는 한 마디 덧붙이셨단다. “아참, 안 쓰는 모자도 있는디.”
하룻밤 재워준 교회에서 만난 아이의 이야기도 있다. 
 “아줌마가 정말 걸어서 지구 세 바퀴를 돌았어라우? 나는 안 할거야. 지구가 이렇게 넓은디, 어떻게 걸어댕게요?”
한비야는, 정말 한비야답게 반문을 한다.
“어머, 해보지도 않고 어떻게 알아?”
궁금하다. 한비야를 만났던 아이는 어떻게 성장했을까?
(자료:한비야, 바람의 딸 우리 땅에 서다,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