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아픈데 해남엔 갈 병원이 없어요

어린이 의료환경 미흡 치과치료는 외지로

2022-08-17     김유성 기자

 지난달 6살 아이를 둔 김모씨는 아이가 호흡곤란 증상을 보여 저녁 9시에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정신없이 도착한 A병원 응급실에서는 소아전문의가 당직을 서질 않으니 다른 병원으로 갈 것을 권유받았다. 이어 B병원에 미리 연락을 취했지만 호흡곤란 증상의 아이에게는 해줄 수 있는 것이 딱히 없다는 대답이었다. 김씨는 “농촌의 열악한 의료환경에 맥이 딱 풀렸다”고 그날을 회상했다.
아이들의 응급상황에 대한 부족한 의료환경도 문제지만 아이를 키우는 부모입장에서 아프지 않더라도 꼭 가야 하는 곳이 있는데 바로 치과다. 치과는 어른들도 가기 싫은 곳 1순위로 아이들에게는 더욱 공포의 대상이다. 해남맘카페에서도 어린이가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치과에 대한 문의가 오간다. 하지만 딱히 어린이를 전문으로 하는 치과가 없기 때문에 아이의 컨디션과 의사·간호사의 능력에 따라 치료 가능 여부가 판단된다.   
물론 아이들에게 친절한 치과도 있지만 패드랩(그물)으로 몸을 고정하는 치과기구나 천장모니터 등 어린이 치료를 위해 최적의 환경을 갖추지 못한 관계로 치료에 한계가 있다.
해남은 산후조리원도 있고 종합병원, 안과, 치과 등 기본적인 의료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모두 어른들의 치료에만 중점을 두고 있다.   
특히 초등학교 입학 전인 8세 이전의 아이들에 대한 의료환경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는 반응이다.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가장 곤혹스러운 일은 응급상황이 발생하는 경우다. 
하지만 해남지역 내 종합병원에서는 아이들의 응급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시스템은 갖춰지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열감 등 비교적 가벼운 증상은 응급처치를 받을 수 있지만 호흡곤란과 같은 시급을 다투는 상황에서는 목포나 광주로 가야 한다. 
소아전문의가 운 좋게 응급실에 배정된 날이면 응급처치를 받을 수 있지만 코로나 사태로 종합병원 1곳이 문을 닫으면서 이마저도 쉽지 않다.
부모들은 대부분 목포의 어린이전문치과로 가는데, 비싼 치료비는 어쩔 수 없지만 이동 시간 등의 이중고는 육아를 더욱 힘들게 한다”고 입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