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해양수산박물관’의 해남 유치를 기대한다

2022-10-04     한정훈/목포대학교 박물관장
한정훈/목포대학교 박물관장

 

 지난 7월에 언론을 통해 민선 8기 전남도 농·수산 분야 비전 중에 도내 국립해양수산박물관 건립 소식을 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로부터 석 달이 지나 후보지 선정을 목전에 둔 지금, 도내의 몇몇 시·군이 해양수산박물관 유치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중에서 해남군이 가장 먼저 유치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 것으로 안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 3년간 목포대 박물관에서 발굴하는 ‘군곡리 패총’ 현장을 오가면서 만났던 지역민과 해남군 관계자의 관심과 열의에 비춰보면, 국립해양수산박물관 유치에 보이는 이와 같은 정성은 당연하다. 그러한 진심을 잘 알기에 이번에 건립하는 해양수산박물관이 해남군에 유치됐으면 하고 희망해 본다. 물론 그런 바람의 밑바닥에는 해남군이 해양수산박물관 건립의 적임지라는 생각이 깔려 있다. 
첫째는 입지의 상징성이다. 땅끝 해남은 해양의 출발점이다. 해남 땅은 육지(대륙)의 말단이면서 바다(해양)의 시작 지점이라는 상징성을 담고 있다. 서해와 남해가 만나는 곳으로 해남·화원·산이반도 3개의 반도뿐 아니라 진도와 완도를 곁에 두고 있어 해양 지향성을 내포하고 있다.
둘째는 역사성으로, 해남은 우리나라 해양사와 해양 문화의 중심지이자 한·중·일을 잇는 동아시아 해양 활동의 요충지였다. 해남에는 군곡리 패총·침미다례·고려청자·대몽 항전·명량대첩·해양 설화 등 콘텐츠 개발의 가치가 큰 해양 역사문화자원이 풍부하다. 
셋째, 건립 기반의 준비성이다. 해남은 다양한 해양수산 자원의 보고이다. 해남과 인접한 진도·완도의 수산업, 목포의 해운항만업, 영암의 조선업을 활용할 수 있는 해양산업의 중심지이다. 또한, 15만여 점에 달하는 해양생물 표본을 보유한 땅끝해양자연사박물관을 비롯한 관련 기관과 인적 자원이 풍부하다.
넷째, 접근성과 확장성이다. 해남은 목포·영암·진도·강진·완도를 연결하는 교통의 요충지로 접근성이 뛰어나다. 더욱이 건립 예정지로 거론되는 해남 솔라시도는 이들 지역의 문화·관광자원과의 연계가 편리해 경제파급 효과가 클 것이다. 
해남군 산이면의 스마트시티 솔라시도에 전시관·체험관·연구시설로 구성된 해양수산박물관이 들어서 ‘복합 해양문화공간’이 조성됐으면 한다. 이를 통해 전남 서부권역이 발전해 전남 동부와 함께 상생 발전하는 효과도 거두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