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군 200만 그루 나무심기의 꿈은?
산림청이 지난 2월에 숲길정책자문위원회를 개최했다. 이날 위촉장 수여와 함께 우리나라의 숲길정책 조성방향에 대한 토론회도 진행했다. 토론회에서 외국인들도 찾아오는 수준의 ‘국가대표숲길’(National Trail)을 조성하자는 합의된 목소리가 있었다. 숲의 중요함이 공감되는 사례이다.
숲은 수많은 동식물의 서식지이다. 그리고 밖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그 지역의 허파역할을 하는 고마운 존재이다. 이제 숲은 기후재앙을 막는 최후의 보루라 할 수 있다.
‘2050탄소중립’이 지구와 인류의 제1화두가 되면서 나무심기와 숲조성은 ‘무한정의행동’으로 자리매김 됐다. 하여 우리네 지자체들도 나무심기와 숲조성사업을 자발적으로 추진해온바, 최근엔 지자체간에 경쟁적사업이 되거나 때로는 묻지마 사업화하는 사례도 있다.
해남군도 ‘200만 그루 나무심기’ 사업을 시작했다. 이는 무조건 환영해야할 모범사업이다.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라는 시각도 있다.
이러한 지자체들의 경쟁적인 나무심기와 숲조성사업에 대한 성적표도 금후 짧게는 3~4년, 길게는 10년 전후에 매겨질 것이다. 따라서 해남군의 200만 그루 나무심기의 성적표도 민선8기 내에 표출되리라 예상된다. 절대평가 성적표는 물론 상대평가 성적표도 발표되리라 예상된다.
해남군의 200만 그루 나무심기사업의 성공을 기원하는 차원에서 감히 몇가지 조언을 드리다.
첫째, 조림목적에 적합한 나무를 객관적으로 선택해야 한다. 조림수는 식재목적에 따라 탄소흡수림·목재림·임산물림·경관림·유실수림·휴식림·방품림·방음림·방화림(내화수림)·화목림(땔감림)·경계림(가로수등)·완충지대림·지역특화림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일석이조’ 또는 ‘일타사매’식의 조림수 채택이면 더욱 좋을성 싶다.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조림사업 발주자측이 조경업자나 묘목업자와의 은밀한(?)요청에 야합해 부적합한 수목채택과 적정수량을 훨씬 초과 발주하는 경우도 있었다.
둘째, 공공조경사업의 경우 공사금액 5백만원 이하의 수의계약 사업일지라도 소위 설계도서(시방서, 도면, 내역서등)를 제출해 꼼꼼한 점검을 받고 있음은 모두 아는 사실이다. 200만 그루 나무심기사업의 경우에는 훨씬 세밀하고 객관적인 발주심사가 요구된다 할 것이다.
셋째, 조림후 관리·감리가 명확해야 한다. 우선 설계도서의 규격대로 적정하게 조림됐고, 조림된 수목들이 활착·성장하는지를 점검해야 한다. 조림사업분야의 관리 및 감리기능이 비교적 관대(?)함은 업계에 알려진 사실이다.
넷째, 200만 그루 나무심기사업에 ‘조림사업 지역주민공모’를 제안한다. 지역의 문제는 지역주민이 먼저 알고서 고민한다. 지역민에게 그 지역의 나무심기와 숲조성에 아이디어를 제공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 최소한 3~4개 지역에 주민제안형 명품조림사업이 탄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다섯째, 200만 그루 나무심기사업은 공적목표·공적공간·공적편익·공적수요·공적제안에 우선순위를 부여해야 한다. 이에 대한 필자의 시각과 의견이 있지만 자칫 200만 그루 나무심기 사업자체를 반대하는 것으로 오인될 소지가 있어 잠시 의견을 접어둔다.
해남군의 200만 그루 나무심기사업의 꿈은 장대하다. 기후재앙을 막아보자라는 나무심기와 숲조성의 위대한 꿈은 반드시 성공해야한다. 해남지역은 ‘지붕없는 자연생태박물관’이다. 이곳에 200만 그루의 녹색 꿈을 현실화하는 지혜를 모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