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내 상가간판 교체 심사숙고해야

2022-11-28     해남우리신문

 깔끔하게 개선된 상가간판은 단지 더 많은 관심을 끌기 위한 수단 이상의 역할을 한다. 간판을 통해 거리에 생기를 넣는, 도시 경관 차원에서 추진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가 간판정비는 각 상가들을 부각시켜야 하지만 어디까지나 옆 간판과의 조화 속에서 부각을 추구한다.  
간판정비 사업은 욕심을 버리는 데서 출발한다. 해남읍내 대부분 상가간판은 더 크게, 더 화려함을 추구한다. 그러나 이러한 욕심을 버려야 한다. 형형색색의 상가 간판들은 모두 눈에 띄질 않는다. 그러나 깔끔하게 정비된 상가 간판은 함께 눈에 들어온다.
해남읍 고도리에 간판정비사업이 한창이다. 오래된 간판이 철거된 자리에는 새 간판들이 자리했다. 그런데 통일감이 사라지다 보니 간판작업을 했는지, 새로움이 느껴지질 않는다.
각각의 화려한 색에 각기 다른 글자체, 여기에 어지럽게 널린 기존 간판들까지, 또 각기 다른 건물 외벽까지 더해져 시야성이 떨어지고 거리경관도 변화를 느낄 수 없다. 
상호명이 최대한 집중될 수 있는 간결한 디자인을 결정한 뒤 돌출간판까지 통일시키고 나면 비로소 하나의 거리가 완성된다. 
물론 상가간판 작업은 건물외벽을 건드릴 수 없는 특수한 조건이나 상점주들의 다양한 의견으로 대폭적인 개편에는 어려운 점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도시재생 차원에서 추진하는 상가간판 교체에는 디자인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정해 추진해야 한다. 과도한 색채만을 사용해 화려함만 부각시키다 보면 또다시 거리는 간판으로 인해 시각적 공해를 앓게 된다.
해남읍에도 상가간판이 통일적으로 정비된 곳이 있다. 이러한 곳은 건물주 또는 상가입주자들이 의견을 모아 설치한 간판들이다. 
건물이 한층 세련돼 보이고 걷는 이들의 시선도 즐겁게 한다.   
상가간판 교체사업은 노후된 간판을 정비하는 차원이 아니다. 도시경관에 생기를 넣고 사람들을 거리로 불러내기 위해 추진된다. 
이왕 하는 간판정비사업, 좀 더 심사숙고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