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해남군민, 우리끼리 잘 살자
인구감소로 시름하는 해남군에 인구유입은 매우 중대한 일이다. 20만명에 이르던 해남 인구는 1980년도부터 이탈을 시작해 이제 6만까지 내려앉았다.
그동안 인구를 유입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들이 펼쳐졌고 그에 따른 막대한 예산도 투입됐다. 한 명의 관광객과 또 한 명의 방문객을 유치하기 위한 눈물겨운 노력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인구는 여전히 감소했다. 물론 이러한 노력들로 인해 더 주저앉을 인구수가 그나마 유지됐다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젠 유입보단 이탈을 막는 정책, 즉 남겨지고 지켜온 이들이 행복할 수 있는 시스템에 주력해야 한다. 왜 사람들이 오질 않는가에 대한 고민보단 무엇이 불편해서 떠나는가에 집중해야 한다. 서울로 직행하는 기차역이 뚫리고 광주도 40분이면 왕복이 가능한 시대가 얼마 남지 않았다. 좁혀진 거리는 해남에 공동화를 안겨줄지 아니면 또 다른 장점으로 다가올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정책의 흐름이라면 도심과의 경쟁에서 승자의 모습으로 기억되긴 어려울 것이다.
인구가 적다는 것은 그만큼 동일 예산 대비 나눌 수 있는 파이가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값싼 토지는 저렴한 주거공간을 제공하면서도 상대적으로 넓은 생활공간을 제공한다. 농산어촌을 기초로 하는 경제는 풍부한 먹거리를 제공한다. 이러한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고 또 그동안 유입정책으로 쏟았던 정책들의 방향을 군민들에게 돌리자. 예산 1조원 시대다.
하지만 청년정책 예산과 청소년, 아이들 예산 몫은 크지 않다. 그동안 비효율적이었던 즉 관행적으로 지출했던 지원정책을 과감히 손보자. 그리고 청년들에게 해외여행을 보내주고, 신혼부부가 집이 없다면 구해주고, 임금이 부족하면 일자리 인센티브를 강화시키자. 학생들에겐 100원 무제한 교통수단을 제공하자. 아이들에겐 넓은 들녘과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도심에서 상상도 못 할 공간을 만들어 주자.
우리끼리 잘 먹고, 잘 일하고, 잘 놀고 잘 살자. 지역민들이 먼저 지역에 대한 자부심과 만족도를 느끼지 않는다면 어떤 유입인구도 지속성을 가질 순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