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 고도리 미원슈퍼 - 사카린, 뉴슈가, 지네약, 성냥…정겨움 가득

뻥튀기, 한과, 쌀과자 종류 명절 땐 옛맛 찾아 불티

2023-01-20     조아름 기자
옛것이 많은 읍 고도리 미원슈퍼, 명절에는 주력상품인 뻥튀기, 한과, 강정 등 옛맛을 찾아오는 고객들이 많다. 

 

 단무지 만들 때 필수였던 사카린과 노란 식용색소, 옥수수 찔 때 뿌렸던 뉴슈가, 빙초산이며 성냥, 지네약, 뱀 퇴치 명반 등 옛날 옛적 물건들을 지금도 취급하고 있는, 상가 이름도 정겨운 ‘미원슈퍼’다. 
옛것이 많이 있다는 소문에 소주 등 골동품을 모으는 사람들도 찾는다. 
이철로(66)씨가 아버지 대를 이어 운영해온 가게라 벌써 60년 넘게 명맥이 이어지고 있다. 
 어르신들의 옛 향수를 그대로 간직한 미원슈퍼. 요즘에는 옛 물건을 새로운 목적으로 찾는 이들도 늘고 있다. 빨간 식용색소는 옥천면 밤호박 농가에서 많이들 사간다. 밤호박 수정을 하면서 이 색소를 이용하는데, 이미 수정한 곳이 표시가 되기 때문에 유용하다.
 또 사카린은 무농약 배추농사를 짓는 농가에서 많이 사가는데, 막걸리와 사카린을 섞어 발효해 농약 대체제로 사용한단다. 
이철로씨는 “희한하게 빨간 색소, 사카린이 갑자기 많이 나가서 손님에게 물어보니 농사에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고 들었다. 옛것이 새로운 용도로 쓰이고 있으니 좋다”고 말했다. 
 미원슈퍼에서 예나 지금이나 잘나가는 상품은 일명 ‘닥강약(단무지약)’이다. 단무지 색을 노랗게 잘 내려면 노란 식용색소와 사카린이 필요한데, 이철로씨는 두 가지 상품을 묶음상품으로 구성해 판매하고 있다. 
명절에는 옛 맛을 찾아오는 고객들이 많다. 아직도 뻥튀기, 쌀과자, 산자, 한과 등을 찾는 이들이 많은 것이다. 
 이철로 사장은 “뻥튀기 만큼은 자신있게 판매한다. 직접 소분해서 부스러기는 빼놓고 최상품으로 판매하기 때문에 고객들이 모두 만족해서 다시 사간다”고 말했다.  
뻥튀기에 대한 자신이 어찌나 크던지 6,000원짜리 뻥튀기가 눅눅하거나 꼬스름하지 않으면 2만원을 준다고 한다. 그만큼 신념을 가지고 운영하고 있다.  
손재주가 좋아 지네 그림, 글씨도 직접 써서 간판을 만든다. 또 산에서 해온 벼락나무로 연수목 지팡이도 만들어 팔고 있다. 이철로씨가 폐식용유로 만든 빨래비누도 인기였지만, 원가 가격이 3배 이상 뛰다 보니 현재는 만들지 않고 있다. 
이철로씨는 “옛것을 찾는 사람들이 점차 줄고 있지만, 찾는 이들이 있으니 슈퍼 문을 계속 열고 있다”고 말했다. 
미원슈퍼 : 해남군 해남읍 중앙2로 118 / 536-23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