哀 詞 (애사)
동창회장)
2023년 1월28일 조반직후 한 여사께 전화가 걸려왔다. 반가움도 컸지만 다소 긴장한 마음으로 전화를 받았다.
새벽 5시 춘전이 하늘 나라로 가셨다는 전화. 그만 울음이 나오고 말았다. 한참 일손을 멈추고 멍하니 앉아있었다.
春田 김광호, 우리는 74년 전인 1949년 9월1일(음력 윤7월 9일) 까까머리와 멋쩍은 교복 차림으로 해남읍 남외리 해남중학교 교정에 첫발을 내딛었다.
이후 우리는 한국전쟁의 뼈아픔을 겪었고 숱한 파란곡절을 감내하며 米壽를 넘겨 여기까지 왔고 운 좋게 80代 마지막 고개를 숨이 차게 넘어갔다.
春田을 먼저 떠나보낼 줄은 상상도 못했다.
春田은 평소 후덕한 분이라 건강히 오래 살 거라 믿었다. 누구보다도 친구를 좋아했고 벗이 어려움에 처하면 내 일처럼 도와줬던 으뜸의 益者三友 였는데 뭐가 그리 급해 먼저 떠났는지.
그래도 다행인 것은 턱거리로 米壽에 진입했으니 장수했다고 말 할 수 있다.
그러나 春田과 가까이 있으면서도 끝까지 지켜주지 못하고 먼저 떠나보낸 것이 부끄럽고 죄를 진 것 같아 괴롭다.
春田은 전 생애를 통해 내 고장 해남에 공헌을 해온 찾기 힘든 이다. 그뿐인가 인정이 많아 힘들게 살아가는 이를 돕고 약자 편에 서서 정의로운 일에 누구보다도 앞장섰으며 형제지간에도 우애 있게 살려고 최선을 다해왔음을 우리들은 곁에서 지켜봐 잘 알고 있다.
이렇게 훌륭한 일을 해오셨기에 春田의 영혼은 그냥 떠나지 못하고 읍내리 상공을 헤매면서 해남군민의 안녕과 복된 삶을 빌고 한 여사와 2세, 3세들에게 복을 넘겨주고 미련 없이 해남상공을 벗어나 저 먼 북망산천 하늘나라로 가서 永眠할 걸세 春田 명복을 빕니다.
2023년 1월 29일
해남중·고 6·4회 동창회장
김금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