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뿌리깊은 해남이야기 25 | 산이면 금송리 점바우와 읍 고도리 지명유래

2023-05-01     글그림:김마루(향우,웹툰작가)

 

 해남읍에서 산이면 상공리쪽으로 가다보면 중간쯤에 금송리가 있다. 이 마을은 1970년대만 하더라도 4일과 9일에 장이 섰을만큼 번성했던 산이면 경제의 중심지였다. 
그런데 이 마을은 시등, 점바우라고도 불리운다. 시등(市登)은 5일장이 열리던 시절의 흔적이다. 주민들에게 가장 친숙한 이름은 따로 있다. 바로 점바우다. 
길가에 있는 커다란 바위를 가리키는 점바우는 바위의 이름이면서 동시에 금송리를 대신하는 마을 이름이기도 했다.
마을유래지(1987, 해남군)는 이 바위가 점바우 외에도 점암, 비암, 전줄바우, 전전바우라고 불리웠다는 사실을 전하고 있다. 바위에서 유래한 이름인 것은 추측할 수 있겠는데, 그뿐이다. 부연 설명이 없다.
그러던 중 1918년에 펴낸 해남 지도에서 재미있는 것을 발견했다. 비암(比岩)이라고 쓴 한자 옆에 우리말 발음 ‘전줄바위’가 눈길을 끈다. 비암(比岩)을 그대로 풀면 ‘견줄바위’가 될터인데, 그 당시 사람들은 ‘전줄바위’라고 불렀다는 사실을 꼼꼼하게 남긴 지도라니!
‘전주르다’는 먼 길을 갈 때 힘을 아끼기 위해 중간에 쉬어가는 것을 가리키는 우리 말이다. 그러니까 금송리의 ‘전줄바위’는 ‘전줄러가는 바위’ 즉, 쉬어가는 바위였던 것이다. 점바우, 점바구는 그 후의 변화로 보인다.
점바우는 그만하면 알겠다. 해남읍 고도리는 뭐냐? 고도리를 억수로 잘 치는 동네냐? 한국지명총람 16-4권(한글학회, 1984)에는 고도리(古道里)와 고둣몰이 나온다. 
마을유래지(해남군, 1987)는 고도리의 옛 이름이 고도지리(古道旨里)로, 고도몰(村)의 뜻이지만 마을 이름의 의미는 알 수 없다고 했다.
그런데 고도(古道, 곧)가 바다나 들판으로 툭 튀어나온 땅 곶(串)을 나타내기 위한 표현이라는 주장이 있다. 고도리는 지금도 해남시내에서 바깥쪽 들판으로 툭 튀어나온 곳에 위치하고 있는 동네다. 곶의 마을→곶의 몰→고드몰→고도몰. 여기에서 몰(村)을 리(里)로 바꾸면 고도리(古道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