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피해 떠나 공직자 공감 능력 아쉽다

2023-06-05     해남우리신문

 마늘값 폭락에 농사 망친 것도 서러운데, 피해조사 요청마저 무시됐다.
해남 전역의 마늘작황이 좋지 않다. 마늘뿐 아니라 수확기를 맞은 모든 농작물 상황이 그리 좋지 못하다. 
당연히 피해조사가 이뤄지는 것이 맞다. 해남군은 5월 초 폭우가 내린 뒤 피해조사를 실시했는데, 대부분 양호한 상태로 결론 났다. 피해조사는 농식품부가 전남도에게 전남도는 또 해남군으로 하달하는 방식이다. 
이에 해남군은 농정과와 농업기술센터, 각 면에서 인력을 파견해 피해조사에 나선다. 
피해조사는 전남도나 정부의 시스템에 철저하게 맞춰져 있고 또 별도 조사를 한다고 해도 재해상황 보고 기한이 정해져 있어 특정 시기를 넘기면 자연재해로 인정받지 못한다. 
이번 해남 마늘농가 피해는 수확기가 다 돼 피해가 확인됐다. 
문제는 일부 농민들이 전남도와 해남군에 여러 차례 마늘작황이 수상하다며 피해조사를 요구했음에도 현장조차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피해 없음’으로 결론 지었다는 사실이다. 
현장에서 몇 개만 뽑아봐도 알 수 있는 피해조사는 주먹구구식이었고, 지금은 행자부 피해 시스템 입력 기한도 넘긴 상태다. 
농사를 짓다 보면 생육과 출하 시기가 적절하게 물리면서 대박을 치는 해가 있고 또 반대로 작황이 좋음에도 수입산과 홍수 출하로 가격이 폭락하는 일도 있다. 
하지만 가격은 모두 공판장에 물건을 내놓을 수 있을 때나 받아들일 수 있는 일이다. 올해 마늘작황은 공판장에 내놓기도 민망한 상태의 생육을 보이고 있다. 
농민들은 이상기온에 따른 가뭄과 폭우로 인한 피해임을 강조한다. 이에 행정에서는 논 마늘만 침수로 인한 피해지원을 계획하고 있으며 밭 마늘은 고려대상에서 제외했다. 
가격폭락에 불가항력으로 농사를 망친 것도 서러운데 행정의 소극적인 태도가 또다시 농민들을 아프게 하고 있다. 
피해조사 시기와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는 개편하면 되지만 행정서비스는 결국 사람의 몫이다. 
농민들과의 공감능력, 더 키울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