⑤해남 대중교통 - 해남읍내 순환버스 공론화 더 이상 미뤄선 안 된다
해남군 1년 예산이 1조원을 넘었다. 해남군 예산은 민선7기 들어 폭발적으로 증가해 7년 만에 2배가 넘는 돈이 해남군 곳곳에 뿌려지고 있다.
이로 인해 새로운 복지인프라가 하나둘 생겨나고 도로가 정비되고 있다. 또 가족어울림센터, 공공도서관, 청소년센터, 청소년누림센터도 생겼고, 서림공원에는 노인들이 쉴 수 있는 족욕장도 만들어졌다.
뿐만 아니라 해남매일시장도 새롭게 신축돼 활기를 찾고 있다.
읍으로 인구 몰리면서
확장되는 읍 중심권
해남읍에 사람이 몰리면서 해남읍은 해리와 학동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도시가 확장되고 있는데도 대중교통에 대한 고민은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해남군민들 내에서 읍내 순환버스 문제는 오래 전부터 제기돼 왔었다.
이미 수차례 공론화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할 문제였지만 그렇지 못했다. 이는 비단 예산 문제와 택시조합과의 이해충돌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중교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단지 군민들의 편리성만을 추구하는 일차적인 문제가 아니다.
탄소중립과 주차장 문제, 불법주정차로 인한 교통난을 해결하고 멀리는 쏠림현상에 따른 공동화 현상도 일정 부분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다.
순환버스 도입한 창녕군
군민 만족도 매우 높아
경남 창녕의 경우 인구 유출을 막기 위한 대중교통 서비스로 순환버스를 도입했다.
창녕읍은 해남읍과 무척 유사한 환경이다. 면 인구가 읍으로 쏠리면서 전체 인구 5만7,958명 중 2만5,000명 가량이 읍에 몰려 있다.
해남인구 6만5,340명 중 2만4,054명이 해남읍에 쏠려있는 상황과 유사하다.
또 사람이 몰리면서 읍이 팽창하고 목적지 간 거리도 멀어졌다. 출퇴근과 등하교 시간 때는 교통 트래픽이 발생하기도 한다. 특히 읍은 노령인구보다는 비교적 젊은 세대가 모여 살기에 학생과 아이도 늘었다.
이에 창녕군은 순환버스를 도입했다. 순환버스를 도입해 대중교통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간 것이다.
3년 동안 순환버스를 운영하면서 가장 혜택을 보는 이들은 학생들과 고령의 노인들이었다. 등하교 시간은 물론 학생들의 문화생활 폭이 비약적으로 넓혀지고 또 노인들의 병원이나 장터 방문 부담도 사라졌다.
해남읍 끝에서 끝으로
왕복 1시간 이상 거리
해남읍의 경우 우슬체육관에서 구교리까지 왕복에는 택시요금 7,000원~8,000원이 발생한다.
걸어서 이동하기에는 1시간 이상이 소요되는 거리다. 더운 여름이나 겨울철에는 이동에 더욱 제약이 많다.
창녕군의 순환버스 청소년 요금은 거리와 상관 없이 700원이다. 즉 1,400원에 왕복이 가능하다. 하루 21회, 30분 간격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버스를 기다리는 부담도 적다.
창녕군의 경우 순환버스 도입 당시 사회적 합의가 빠르게 이뤄졌다.
창녕군 관계자에 따르면 “대중을 위한 공공성이 바탕인 사업이었고 예산 규모도 1억원 규모로 그다지 큰 사업은 아니었다. 학생이나 노인과 같은 평소 대중교통을 주로 이용하지 않았던 고객도 늘었기 때문에 예산대비 군민들이 느끼는 만족감은 매우 큰 사업이다”고 설명했다.
대중교통, 공공영역 편입
각 지자체 무료 버스 도입
전국 지자체에서 앞다퉈 시도하고 있는 무료 버스에 대한 공론화도 필요하다. 교통행정 서비스는 이미 공공영역에 들어갔고 이제는 농촌의 생존에 필수 요건이 됐다.
충북에서는 고령자와 학생들에게 농촌버스 무료화가 진행되고 있다.
경북 청송에서는 군민은 물론 방문객까지도 농어촌버스에 대한 전면 무료화를 시도했고 세종시도 2025년까지 전면무료화를 선언했다.
또 가까운 완도와 신안은 공영제로 완전 전환해 재원 낭비를 방지하고 서비스 차원의 교통복지 실현에 앞장서고 있다.
앞다퉈 지자체들이 무료화와 공영제로의 전환을 서두르는 이유는 대중교통이 이제는 공공적인 영역에 들어갔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해남군 대중교통에
1년 74억 투입
해남군도 최근 교통복지 부분에 많은 개선이 있었다. 농어촌버스 행복도우미와 해남사랑택시(100원 택시), 청소년 안심귀가택시(1,000원 택시), 장애인 콜택시 등이 시행되고 있고 농어촌버스의 1,000원 단일 요금제도 시행하고 있다.
또 ‘1,000원 버스’ 운행으로 성인 1,000원, 중고생 800원, 초등학생 500원 등 버스요금을 단일로 통일했다. 이러한 정책에는 많은 예산 투입이 수반된다.
해남군의 2023년도 운수업체 지원 예산을 보면 벽지노선 손실보상금 15억원(군비 11억원), 농어촌버스 재정지원금 18억원(군비 14억4,000만원)이 투입됐다.
이어 농촌형 교통모델 사업으로 해남사랑택시 지원 등 5억8,000만원이 투입되는데 청소년 안심귀가택시 지원사업 1억5,000만원, 농어촌버스 단일요금제 운영에 10억원 등 올해 운수업체 지원으로 총 74억원을 투입(64억1,891만원)하고 있다.
변화하는 대중교통 정책
군민들 요구 반영해야
그렇다면 예산대비 적절한 효과를 보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냉철한 분석이 필요하다. 용역회사의 단일 평가가 아닌 실제 군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불편과 개선사항에 대해 귀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74억원이라는 예산이 단일 예산으로 큰 부분을 차지하는 듯 보이지만 해남군민 전체의 공공성을 생각한다면 그렇게 부담스러운 금액은 아니다. 74억원은 노인 관련 예산 1,005억원의 7.3%, 해남군 전체예산의 0.74%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그렇다면 더 적극적인 교통서비스를 실현할 것인지, 지금에 머물러야 하는지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지방에 살기 싫다는 청년이 갈수록 늘고 발전 속도에 따라 지역 공동화 속도도 빨라진다. 열악한 지역교통은 지역소멸을 더욱 부채질한다.
기존 교통 수요를 기반한 철저한 분석과 군민들의 요구가 꼼꼼히 반영될 수 있는 교통정책이 하루 빨리 마련돼야 하는 이유다.
김유성 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