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군교육재단’에 거는 기대
1953년 전쟁이 끝나고 세계에서 젤 가난한 나라에서 선진국이 된 대한민국의 가장 큰 원동력은 교육이었다. 유난히 교육열이 강한 우리나라는 자녀 교육은 국민의 관심사이고 특히 부모님들은 자녀의 미래는 좋은 대학에 입학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믿고 있다.
하도 정신없이 돌아가는 한국에서 최근 대통령이 6월 모의고사 국어 과목에 교과서에 나오지도 않는 너무 어려운 지식을 물어보는 비문학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며 ‘공교육이 아닌 곳에서 수능 출제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또한 수능이 어려운 건 교육카르텔 음모에 의한 것이라는 취지의 말도 했다. 이것으로 대학입시를 담당하는 교육부 국장이 경질되고,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원장이 전격 사퇴했다. 모의고사 6월, 9월 문제는 수능을 출제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출제하는 것이라 그 해의 수능 문제 유형이나 난이도를 보여주는 좋은 예인데 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대통령이 어렵다고 말하고 출제 난이도를 지시하는 모양새이다.
이젠 대충 마무리되는 분위기다. 한마디로 수능 문제를 쉽게 내는 방식으로 말이다. 수능은 시험이 어려워도 욕을 먹지만, 너무 쉽게 내도 문제가 많이 발생한다. 올해 시험이 쉽게 낸다는 말을 들은 작년에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가지 못한 대학 1학년들은 휴학을 많이 하고 이번 수능에 응시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금도 각종 미디어에서 A.I나 챗G.P.T에 의해 많은 직업이 가까운 미래에 없어진다고 하는데 아직도 한국은 국, 영, 수를 주구장창 외우고, 풀면서 창의력이 없는 교육을 계속하고 있다. 인공지능이나 챗G.P.T를 이길 수 있는 유일한 인간의 능력은 감성이다. 앞으로 교육은 이런 감성교육, EQ(감성지수 emotional quotient)를 향상하는 교육으로 나아가고, 창의력을 발전시키는 것이 미래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교육전문가들이 주장하고 있다. 아직도 인공지능과 암기 대결을 벌이는 직업을 가지려고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다는 것은 뭔가 잘못된 교육방향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 교육부도 2022년에 이미 2025년부터 적용될 개정 교과과정에서 인공지능 시대 교육정책 방향을 제시하고 있으며 3대 정책 방향 중 하나로 ‘감성적 창조’를 제시하고 있다. 여기선 배려심이 넘치고, 이해와 존중의 마음을 가지고 공감 능력이 뛰어난 사람으로 인재를 키워나간다는 목표가 있다. 이런 인성은 국, 영, 수만을 암기해서는 생기는 것이 아니고 다양한 체험을 하고, 폭넓은 정보를 습득하면서 많은 경험을 통해 만들어진다. 요즘 학교 방과 후 학습 프로그램을 보면 학생들이 자신들이 원하는 다양한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는 것을 보면서 ‘우리 때와는 매우 다르구나’ 느끼고 있다. 어찌 됐든 장기간 플랜에 의해 만들어진 저 계획이 또 누군가의 변덕으로 백지화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해남군에도 좋은 소식이 전해졌다. 작년부터 만들기 시작한 ‘해남군교육재단’이 드디어 7월6일 정식 출범했다.
이번에 설립되는 교육재단은 단지 공부 잘하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는 곳이 아니라 공교육과 연계하면서 공교육이 다루기 힘든 영역까지 범위를 확장해서 해남 교육에서 큰일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끊임없이 새로운 사업을 찾아서 성인과 청소년뿐 아니라 어르신들에게도 필요하면 평생교육 차원에서 접근하는 프로그램을 만든다고 한다. 특히 청소년들이 꿈을 찾고 그것을 이룰 수 있는 과정을 도와주는 교육재단이 됐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