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도시 실험공간 La Cité Fertile - 지속가능한 라이프스타일…지역서 놀고 문화·공연
생태, 정원, 자연 문화적 제3의 장소 낭비방지 레시피, 겨울엔 문 닫는다
“개개인의 작은 움직임이 세상에 덜 환경적인 영향을 미치도록 이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느끼고 생활에서 실천했으면 합니다.”
비옥한 도시라는 뜻의 ‘La Cité Fertile’을 만든 스테판 바티넬(Stéphane Vatinel)은 프랑스 파리에서 젊은이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이곳은 비어있던 SNCF 화물역 1헥타르의 공간을 리노베이션해 도시의 생태적 전환 문제를 실험하는 친환경적인 장소다. 버려진 공간을 치우고, 나무를 심고 새로 조성하면서 이전에는 살지 않았던 동물과 조류가 5년 만에 돌아왔다.
기존에 버려진 장소들을 리노베이션해 제3의 장소를 만들어온 스테판 바티넬은 2018년부터 이곳에서 도시 내에서 생태적, 사회적 전환을 위해 구체적인 해결책을 탐구하고 청중을 모아 영감을 주고 있다.
‘La Cité Fertile’은 시민들이 환경 실천을 자연스럽게 접하고, 받아드리며 개인의 공간에서도 실천해볼 수 있도록 계기를 마련하는 것에 초점을 둔다. 때문에 이 장소가 지극히 환경적인 공간이라고 인식되기보다, 새로운 문화를 만들고 접할 수 있는 곳, 즐거운 행사와 문화·공연이 열리고 젊은이들이 모이는 곳이라는 인식이 크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주로 4개 분야로 나눈다. 첫 번째는 환경에 대해서 이야기 나누러 오는 이들, 두 번째는 환경에 관심이 하나도 없지만 공간이 예뻐서 오는 이들, 세 번째 환경에 참여하는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해 공간을 빌려서 행사를 하고 싶어 하는 회사, 네 번째 환경에 관심이 하나도 없지만 보여주기 위해 그린워싱하는 이들이 있다.
스테판 바티넬은 “우리 공간은 환경적으로 살도록 교육하기보다 자연스럽게 반응하도록 하는 것이다. 정의로 따지면 모든 인간의 활동은 환경에 좋지 않다. 그럼 어느 정도 봐줄 수 있는 적정선을 정하고 사람들이 조금씩 더 환경에 예민하게 반응하도록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La Cité Fertile’은 매년 20만명이 이곳을 찾고 있으며, 주말에 많게는 5천명~1만명이 방문해 문화·행사 등을 즐기며 주말을 보낸다.
비옥한 도시 ‘La Cité Fertile’는 지속 가능한 도시를 실험하기 위한 장소로 설계됐다.
이곳에는 먹고, 생산하고, 정원을 가꾸며 훈련할 수 있는 많은 공간이 있다.
식당, 수제 양조장, 교육, 영향력 있는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운동장, 명상 오두막 등이 있다. 또 텃밭, 온실, 퇴비, 빗물 회수조, 벌집, 녹색 지붕, 250종의 나무와 식물이 있어 지속가능한 도시 실험이 가능하다.
3명의 제작자가 매주 금·토요일마다 다양한 행사를 기획해 열고 있다.
스테판 바티넬은 “매주 다양한 행사를 여는데, 예를 들어서 빵 파티를 연다. 빵 근처에 다 같이 둘러앉아서 환경에 대해서 얘기하고, 어떻게 소비를 할지에 대해서 얘기를 나눈다. 함께 이야기를 나눌 장을 자주 만들고 있다”며 “패션쇼를 기획해도 자원을 재활용한 패션쇼를 한다”고 말했다.
La Cité Fertile이 주목하는 것은 로컬이다. 프랑스 파리는 세계에서 인구 밀집도가 굉장히 높은 도시인데, 파리에 있는 인구들이 금요일만 되면 주말을 즐기기 위해 엄청난 인구가 멀리 이동을 한다. 이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가 점차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은 지역에서 로컬 소비를 늘리는 작업을 하고 있다.
스테판 바티넬은 “공간이 있으면 사람들이 멀리까지 이동을 안 하고 이번 주에는 근처에 있는 이곳에서 놀자고 한다. 그만큼 탄소 배출이 줄게 되는데, 지속 가능한 도시에 관해서 얘기하려면 우리가 우리 땅을 어떻게 사용할지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곳은 겨울에 난방을 해서 공간을 운영하는 것이 환경에 타당하지 않아 5개월간 문을 닫는다. 난방으로 발생하는 탄소 배출, 오염이 크기 때문이다.
또 로컬 예술가, 음악가들과의 협업도 다양하게 펼치고 있다. 멀리서 유명한 음악가를 초청하기보다 이 지역 음악가들과 다양한 공연을 펼치는 게 정말 환경적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La Cité Fertile에는 로컬에서 나오는 농수산물을 배울 수 있는 요리 훈련학교도 있다. 매달 참가자 12명을 모집해 주 40시간의 훈련을 진행하며, 모든 레시피를 교육, 직접 레스토랑에서 판매하고 있다. 메뉴에는 지역 특산품으로 매일 바뀌는 메뉴, 낭비 방지 레시피, 제철 요리, 야채 요리 등이 있다.
이들은 대부분 요리 전공자가 아니며, 커리어 전환을 하면서 로컬레시피를 배우기 위해 이곳을 찾고 있다. 400명의 사람들이 이미 이 교육을 받았고, 이중 절반은 지역, 마을에 새로운 식당을 열었다. 지역에서 나는 농산물을 가장 맛있게 조리하는 방법을 배우며, 각 그릇에 담겨 버려지는 음식이 적도록 함께 개발하고 공부한다.
한편 스테판 바티넬의 다음 작업은 시골에 제3의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도시에서는 너무 많은 이제 건물이 생기고 없어지기를 반복하는데 이것이 환경에 굉장히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 이후 많은 이들이 시골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데, 원래 고향에 있는 건축물과 환경을 사용해서 다양한 식물들을 심고 동식물을 만나는 의미 있는 공간을 만들 계획이다.
한편 La Cité Fertile은 전세계적인 모델로 선진지 견학 등을 오고 있으며, 이곳을 따라 70여곳의 비슷한 장소가 탄생했다.
스테판 바티넬은 “도시 내에서 지속 가능한 도시의 실험을 지향하며, 더 책임감 있는 방식으로 일하고, 수행하고, 동원하고, 먹고, 생산하고, 정원을 가꾸고, 훈련할 수 있는 많은 공간이 생기길 바란다”며 “문화적인 제3의 장소가 중간 규모의 마을과 사막화된 지역을 활성화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제3의 장소는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는다”고 덧붙였다.
조아름·김유성 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