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번한 대형산불, 지구가 보내는 마지막 경고
하와이는 오랜 시간 동안 그 맑은 하늘과 아름다운 해변으로 세계적인 휴양지로 알려져 왔다. 특히 마우이섬은 하와이의 역사, 문화, 환경적 가치를 지닌 유명한 유적지와 박물관을 보유하고 있어, 휴식과 여행을 원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대표적인 섬으로 손꼽힌다.
올해 8월, 하와이의 천국 같은 풍경은 짧은 기간 안에 산불로 인해 잿빛으로 변해버렸다. 전선의 결함으로 시작된 이 산불은 허리케인 ‘도리’로 인한 건조한 돌풍 때문에 급속도로 확산됐다. 사람들은 불길을 피해 바다로 도망쳤고, 끊임없이 불타는 집들이 주변을 지옥 같은 모습으로 만들었다.
이번 마우이섬의 산불은 미국 역사에서 최근 100년 동안 가장 큰 인명과 재산 피해를 남긴 사건 중 하나로, 미국인들에게 깊은 상처를 줬다. 그 상처가 완전히 치유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세계 여러 나라는 대규모 산불로 큰 고통을 겪고 있다. 5월부터 시작된 캐나다의 거대한 산불은 이미 석 달이 지났음에도 불을 완전히 진압할 수 없어 상황이 매우 위험해지고 있다. 한편 그리스에서는 7월 동안 세 차례의 대형 산불을 포함해 총 667건의 화재가 발생, 약 8만 ha의 면적이 타버렸다.
우리나라 또한 산불의 위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OECD 국가 중에서 핀란드, 스웨덴, 일본 다음으로 높은 4위의 산림률(62%)을 보유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자주 산불 피해를 목격하게 된다. 특히 봄과 가을의 건조한 바람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반복적으로 산불 피해가 발생한다. 올해는 특별하게도 기록적으로 5개의 큰 산불이 동시에 발생했고, 이는 산불에 대한 위험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대형산불이 일어나면 그로 인한 피해를 복구하는 데는 엄청나게 긴 시간이 필요하다. 특히 100ha 이상의 산림이 손상된 경우, 산림 자체의 복구에는 최소 30년, 전체 생태계의 복원에는 100년 이상이 걸릴 수 있다. 더구나 대형산불로 인해 주거지역이 파괴되거나 이재민이 발생하는 등의 인간에 대한 직접적인 피해도 크기 때문에 그 실제 피해의 규모를 단순히 말로 설명하는 것은 어렵다.
산림은 오래전부터 지구의 숨통 역할을 해 왔다. 이것은 다양한 동식물의 집이자, 온실가스를 줄이고 산소를 생산하는 힘이다. 또한, 산림은 대기질을 정화시키는 방패 역할로, 특히 미세먼지와 같은 오염원을 흡수해 우리의 환경을 지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놀랍게도 전 세계적으로는 매년 서울 면적의 80배에 달하는 470만 ha의 산림이 사라지고 있는 상황이다.
산불의 발원지는 대개 인간의 행위에 있다. 담배, 소각 쓰레기, 혹은 ‘내 행동 하나로 어찌 큰 일이 일어나겠느냐’는 안일한 생각 또는 고의적인 방화에 의해 작은 불씨가 생겨나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 불씨가 어마어마한 산불로 번지게 되는 큰 원인은 대개 기상 조건에 있다. 기온 상승에 따라 토양의 습기가 사라지고, 나무와 식물이 건조해지면 불길은 더욱 빠르게 퍼져나간다. 최근의 기후변화로 인한 불안정한 기상 조건은 산불의 위험을 더욱 높여주는 요소가 되고 있다. 이렇게 변화하는 기후 상황 속에서, 우리는 미래에 더 큰 산불 위협과 그로 인한 산림의 감소를 예상할 수밖에 없다.
산림은 지구의 보물이자 다음 세대에게 전달해야 할 귀중한 유산이다. 그것은 우리 환경의 라이프라인, 지구의 숨통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0년대 이후로 약 2.3억 ha의 산림이 전 세계적으로 사라졌다. 이러한 산림의 대량 소실은 인간의 무모한 개발 활동 때문이다.
‘필유곡절(必有曲折)’이라는 말이 있다. 이것은 모든 사물과 현상에는 그 원인과 결과가 있다는 의미로, 세계에서 계속해서 발생하는 대형산불도 이러한 과거의 행태로 인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아마도 지구는 이를 통해 인간에게 그동안의 실수와 무분별한 행동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마지막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