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뿌리깊은 해남이야기 33 | 36년간 해남읍교회 섬긴 목사

2023-08-30     글,그림=김마루(향우,웹툰작가)

 

 그는 36년 동안 해남읍교회의 담임목사였다. 36년이 흐르는 사이에 신도수는 25명에서 400명으로 불었다. 
그는 해남읍교회 외에도 신기, 월암 등 면단위에 있는 6개 교회를 담임하느라 자전거로 해남 곳곳을 누비고 다녔다. 
그는 해남유치원, 해남YMCA, 해남등대원을 세웠다. 배움의 기회를 놓친 이들을 위해 해남고등공민학교를, 산업역군을 기르기 위해 호만 고등기술학교를 세웠다. 삼애농민학원을 세우고 신용협동조합도 개설했다.
뿐만아니라 신탁통치반 대운동 같은 사회참여 활동도 외면하지 않았다. 그는 평범한 목회자가 아니었다. 말씀을 전파하고 예수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한편 사회의 빛과 소금이 되는 일에도 발 벗고 나선 선지자였다. 
기독교라는 종교와 해남이라는 공간의 테두리를 훌쩍 뛰어넘는 업적을 남긴 인물. 그는 이준묵 목사다. 그런데 이준묵 목사의 귀한 삶과 빛나는 업적을 알려주는 자료가 너무 없는 까닭은 무엇일까? 자료를 소장하고 있는 곳에서도 자료제공에는 난색을 표했다.
구원의 손길은 해남등대원으로부터 왔다. 1992년에 대한기독교서회에서 펴낸 해암 이준묵 목사 팔순기념문집 <참의 사람은 말한다>를 보내준 것이다. 700쪽에 이르는 이 책의 백미는 함께 수록된 이 목사의 <회고록>이다. <회고록>에는 이 목사의 진솔한 고백과 더불어 목회자의 길을 걷게 된 사연, 김수덕 사모를 만나게 된 비화 등 재미있는 이야기도 많다. 
‘나는 달리 할 말이 없다. 고린도 전서 15장 10절의 말씀을 되뇌일 뿐이다. 나의 나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로 된 것이다’ <회고록>의 마지막 문장이다.
등대원에서는 김수덕 사모 추모집 <새벽을 여는 꿈의 삶>도 함께 보내주셨다. 이 책은 김수덕 사모의 대가없는 이웃 사랑과 함께 남편 이준묵 목사의 모습도 담고 있다. 책을 보내주신 해남등대원 이성용 원장(이준묵 목사의 큰 아들)과 김영기 국장님께 감사드린다.
(● 해남이야기 34회 예고 : 해남에 오기 전의 이준묵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