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채로운 수묵의 향연, 놓치지 않았으면
‘산처럼 당당하게, 물처럼 부드럽게’라는 주제로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해남특별전이 두 달간의 아름다운 여정을 시작했다.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는 예향남도의 위상을 재정립하고, 수묵의 정신과 예술적 가치를 재발견·재창조하기 위해 지난 2018년 시작돼 올해로 3회째를 맞고 있다.
그동안 목포와 진도를 무대로 열리던 수묵비엔날레가 올해는 해남에서 특별전 형식으로 열리고 있다. 공재 윤두서로부터 이어지는 남도 수묵의 원류라 평가받는 해남의 위상을 생각하면 당연한 결과이다.
해남특별전은 지극히 한국적인 자연환경을 간직한 해남에서 생명과 환경, 공존과 성찰을 주제로 전통수묵과 현대수묵의 접목을 시도하는 의도로 기획됐다.
전시총괄 최금수 큐레이터가 선정한 한국의 대표 수묵작가 강미선, 강석문, 권기수, 김선두, 김정욱, 김천일, 김춘옥, 박은영, 박종갑, 선무, 송근영, 신영호, 양대원, 오윤석, 유근택 등 22명의 작품을 전시했고 18명의 지역작가 작품도 함께 전시하고 있다.
해남특별전에선 우리가 평상시 알고 있던 수묵, 즉 붓과 먹으로만 그려낸 산수에서 벗어나 서양화, 설치미술, 판화를 비롯해 남도수묵의 역사를 영상으로 만든 미디어아트에 이르기까지 수묵의 고정관념을 깬 새롭고 다양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또한 특별전이 열리는 대흥사는 ‘한국의 산지승원’으로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해남의 대표적인 사찰이다. 따라서 사찰에서 갖은 수묵특별전은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가을의 정취와 함께 수묵의 향연을 선물하고 있다.
전시가 진행되는 대흥사 호국대전은 국가와 민초의 안녕을 구한 서산대사, 사명대사 등 의승장의 정신을 기리고, 국민의 애국심을 고취하기 위한 역사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건립된 곳이다.
뜻깊은 공간을 흔쾌히 내어주신 대흥사 관계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
해남군에서는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유치를 위해 지역예술인들과 함께 수차례 전라남도와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사무국을 방문해 비엔날레 유치를 협의, 이번 특별전을 개최하게 됐다.
이번 해남특별전을 계기로 비엔날레 본 전시 역량을 키우는 한편 문화예술의 대중화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오는 2025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에는 해남이 주무대가 될 것이라 확신하며, 이 가을, 대흥사에서 펼쳐지는 다채롭고 아름다운 수묵의 향연을 놓치지 않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