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읍~대흥사 간 자전거도로 논의하자
2010-09-17 해남우리신문
읍~대흥사간 4차선 도로 확장공사와 관련해 주민들은 도로확장보다는 자전거와 농기계가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길 개설을 요구하고 있다.
이곳 도로와 관련해 자전거 및 농기계 전용도로 개설은 수십 년째 제기돼온 사안이다.
제주도 올래길 이후 우리사회는 직선의 차도가 아닌 정서와 문화를 얻을 수 있는 길, 사람들의 삶의 일부로 들어오는 길을 바라왔다.
따라서 읍~대흥사간 도로를 해남읍권의 문화 및 쉼의 공간적 확장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문화공간의 확장은 단순히 4차선 도로를 개설하는 것보다 대흥사권의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읍~대흥사간 도로는 문화가 있고 아름다운 경관과 농촌 주민들의 삶을 가까이서 바라볼 수 있는 보기 드문 도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간에 녹우당이 자리하고 사시사철 변화는 드넓은 들녘, 매정리 도로의 메타세콰이아 가로수, 매정리 한옥마을의 돌담, 갈대가 우거진 삼산천, 그리고 마지막에 만나는 대흥사 숲길 등 그야말로 천혜의 아름다운 도로라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이곳 도로의 보물인 셈이고 이러한 보물들을 가까이에서 몸으로 느끼고 이것이 주민들의 정서를 풍요롭게 하는 자산이라는 것이다.
지금에 이르러 길은 손쉽게 자동차로 이동하는 동선이 아니라 자연을 만나고 사람을 만나고 문화와 다양한 이야기를 만나는 곳이란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따라서 읍~대흥사간 자전거 도로는 이 모든 것을 너무도 풍부히 담아낼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동 녹우당을 잇는 길은 역사를 만나는 길이 되고 한옥골 돌담길과 가로수 길은 전통과 정서가 있는 길, 삼산천은 생태가 있는 길, 대흥사 숲길은 생태와 자연, 전통이 모두 있는 길로 새롭게 탄생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흔히 새로운 무언인가를 개발한다고 할 때 관광객을 먼저 염두에 두는 것이 요즘의 관례가 됐다. 그러나 관광객 보다 더 중요한 것이 주민들의 삶의 질이다. 지역에서 이뤄지는 모든 개발은 그 속에서 살고 있는 주민들의 삶의 질이 먼저 고려돼야한다. 주민들의 삶의 질이 높아진다는 것은 지역의 문화를 비롯해 고장에 대한 애정과 자긍심 등 모든 것이 상승곡선을 걷게 됨을 의미한다.
또한 지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공간은 반드시 관광객들을 불러들이게 된다.
읍~대흥사간 자전거 도로에 대해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기존 차도 옆이 아닌 들녘 가운데에 아기자기 곡선의 도로를 만들자는 제안도 그 하나이다. 자전거도 농기계도 다니고 걸어서도 다니는 들녘 오솔길을 만들자는 것이다. 또한 도로 곳곳에 이야기가 있는 쉼터도 조성하자는 내용도 있다.
이곳 도로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이 도로에 대한 가치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읍~대흥사간 도로는 4차선 확장을 할 만큼 교통량이 많지 않다는 것은 육안으로도 식별이 가능하다.
따라서 4차선 공사가 아닌 자전거 및 농기계 도로에 대한 논의가 지금부터라도 진행돼야 한다. 박영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