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뿌리깊은 해남이야기 44 | 재건건촌교회 세운 소래할머니 이야기
해남읍에서 상공리 쪽으로 가다보면 산이면 건촌리 첫 머리에 작은 교회가 나타난다. 산이면에서 가장 먼저 세워진 교회인 재건건촌교회다.
재건교회는 일제강점기에 신사참배를 거부했던 목사와 신자들이 해방 후에 신앙의 재건을 외치며 세운 교회다.
해남읍 재건내사리교회(현재의 내사리교회는 감리교) 신자 가운데 안세정이라는 청년이 있었다. 그는 건촌에 살던 김기채의 친구였다. 안세정이 당시로서는 흔치 않았던 발동기를 가져다가 건촌에 방앗간을 차린 것은 두 사람의 우정에 힘입은 바 크다.
건촌에 터를 잡은 안세정의 전도를 받아들인 사람들 가운데 김기채의 어머니인 소래할머니(원주이씨, 이근요(李根要))도 있었다.
1945년에 감옥에서 풀려나 해남을 순회 중이던 김린희 전도사가 6만환을 보내오면서 건촌에 제단을 쌓는 일이 시작되었다. 예배는 1946년에 소래할아버지(김보혁(金普赫))의 집에서 시작되었다.
이때 소래할머니는 건촌에 교회를 세울 뜻을 품었다. 당시 척박해서 뽕나무밭으로 이용되고 있던 주산에 교회가 세워진 것은 1947년의 일이었다. 소래할머니는 친정 어머니가 집을 팔아서 마련해준 자금으로 현 위치에 23평의 예배당을 건축할 수 있었다.
재건건촌교회에 부임한 최초의 성직자는 교회건축을 이끌었던 해남읍 재건내사리교회의 천익표 전도사였다.
1970년에는 황산면 연호리에서 건촌교회에 다니던 민병록 장로가 고향에 재건연호리교회를 세웠다.
그 후로 김은수, 김태수, 김병택, 김공택, 김영택 집안이 이 교회를 섬겨왔다. 1990년 12월에는 김공택, 김유근 등이 십시일반으로 교회를 신축하였다. 2022년 3월에는 김장렬, 김정님, 김영부 등이 교회에 소래할머니 공적비를 세웠다. 2024년 1월 현재 건촌교회를 섬기고 있는 이는 2021년 10월에 부임해 온 박민아 전도사다. 서울에서 일원동 교회를 섬기던 박민아 전도사가 부임했을 때는 교회의 환경을 보고 많이 놀랐지만 지금은 재건교회의 역사에 대한 긍지와 성도에 대한 사랑으로 복음을 전하고 있다.
산이면에서 어린시절을 보낸 사람들의 꿈속에서 종을 울리기도 하는 교회의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