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원주동물병원 양원주 원장 / 유기견 보호만이 답일까…생태계 측면서 접근
생태계 감당할 개체수 조사부터 적정 개체수로 공존방안 찾아야
해남읍에서 동물병원을 운영하는 양원주(65) 원장, 그는 유기견과 유기묘를 대할 때 인간과 공존하기 위한 생태계의 조화를 고민한다. 생태계가 감당할 수 있는 개체수, 그러한 조사의 바탕 위에서 유기견 정책이 수립돼야 한다는 것이다.
양 원장은 지난해 유기동물에 대한 관심이 있는 반려인들과 생명사랑동물보호협회를 함께 창립했다. 안락사되는 반려동물을 막고 입양문화 활성화를 위해서다.
유기되고 학대받는 동물을 보면 안타까워 보호, 입양하거나 밥을 챙기는 이들이 해남에 많다. 그동안 개별적으로 활동해 오던 이들은 진료차 양원주동물병원을 방문하면서 서로 연결이 됐다.
양원주 원장은 생명사랑에 있어 생태계 조사작업이 우선돼야 함을 누누이 강조했다. 생태계가 감당할 수 있는 숫자를 조사하고 이를 바탕으로 정책적 뒷받침, 시민과의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양 원장은 “동물들이 무리 지어 사람을 공격하고 피해를 준다면 포획해야 하지만 그 전에 생태계 고리가 잘 연결되도록 그 속에서 사람이 할 수 있는 역할이 분명 있다”며 “생태계에서 동물들이 적응하고 살아갈 수 있도록, 생태계의 한 부분을 담당하도록 적절한 개체수 파악과 유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기동물과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생태계 측면에서 접근하고 고민하자는 것이다.
양 원장은 유기동물이 농작물을 해치고 사람을 공격하는 존재로만 보는 것도 경계했다.
그는 유기묘들이 쥐를 잡는 것과 같이 유기동물이 생태계에 도움이 된다는 선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유기견을 무조건적으로 구조하는 것도 경계했다. 한 개인이 모든 유기동물을 감당하겠다고 나선 순간 집은 수용소가 되기 때문에, 보호가 최우선이라는 생각도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양 원장은 “유기견에게 먹이를 주는 것도 보통 힘 있는 애들만 먹는다. 또 밥을 과하게 많이 주면 생태계에서 자신의 역할을 못 하게 된다”며 “생태계에 적응해 살아갈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 원장은 어려운 아이들이 병원에 오면, 상황에 맞춰 서로 조금씩 돕는다. 인연이 닿으면 재능기부를 할 때도 종종 있다. 서울에서 오랫동안 동물병원을 운영했던 그는 2010년 은퇴 후 해남에 귀농해 농사를 지었고, 2021년 해남에 동물병원을 열었다.
동물진료, 중성화수술, 골절수술, 방광조형술 등 지역에서 하기 어려운 수술이 가능해 가까운 완도, 강진에서도 이곳을 찾고 있다.
이윤보다 재능기부, 생산적인 활동에 맞춰 주중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진료를 한다.
양 원장은 “생명사랑을 실천하는 것은 내 주변이 곧 나이기에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내 주변의 돌봄을 내 삶으로 인식한다. 마음을 쓰는 것도, 보상 심리, 선한 마음도 없이 그저 내 주변에 보이니 당연한 것이다”며 “여유, 포용, 관용이 없어진 각박한 세상에서 거창한 사명감보다 그저 할 수 있는 만큼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생명사랑동물보호협회는 누구나 함께 활동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