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총선 민주당 경선 이모저모

2024-04-05     박영자 기자

민주당 당사 해리시대 마감

 박지원 예비후보가 민주당 후보로 확정되면서 해남‧완도‧진도 민주당 지역구 사무실이 박지원 선거캠프가 자리한 구)광주은행 건물이 됐다. 
민주당 지역구 업무가 중앙당의 후보 확정과 동시에 박지원 캠프로 이관되는 것이다.
이로써 민주당지역구 사무실의 해리시대도 마감됐다. 해남터미널 인근 민주당 지역구 사무실은 2000년 제16대 총선에 당선된 이정일 국회의원부터 시작됐다. 이전 김봉호 국회의원 시절엔 지역구 사무실이 고도리에 위치했다. 
이정일 국회의원부터 시작된 해리시대는 이후 제18대 총선에 승리한 김영록 국회의원에 이어 제20대 윤영일, 제21대 윤재갑 의원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해남읍 성내리 구)광주은행 자리에 선거캠프를 차린 박지원 후보로 인해 24년 만에 민주당 지역구 사무실의 해리시대가 마감되고 성내리 시대가 열린 것이다. 성내리는 해남읍성 안에 위치해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가장 화려한 경력 후보 등장

 박지원 예비후보는 역대 국회의원 중 가장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박 예비후보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인연으로 제14대 민주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첫 입문, 문화관광부 장관과 대통령 비서실장을 역임했다. 물론 노무현 정부 당시 대북송금 특검으로 옥고를 치르기도 했지만 목포에서 제18대 총선 무소속으로 당선 이후 제19대 민주당, 제20대 국민의당 후보로 연달아 당선됐다. 21대 총선에선 민주당 김원이 후보에게 패했지만 문재인 전 대통령이 국정원장에 임명하면서 재개에 성공했고 대선 때 민주당 당원으로 복귀하면서 이번 제22대 총선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장환석, 윤석열 정부 심판 위해 지지

 

                      장환석 예비후보

 민주당 경선에 참여했던 장환석 예비후보가 박지원 전 국정원장 지지를 선언했다. 
장 예비후보는 지난 3월11일 해남읍 박지원 예비후보사무실을 찾아, 박지원 전 국정원장과 이종록 선대위원장에게 직접 지지의사를 밝히며, 지역 발전과 윤석열 정권의 심판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힘을 모으기로 뜻을 모았다.

 

전국 최장수 노장들의 선거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국민의힘 곽봉근

 이번 제22대 총선은 진도 출신 대 진도출신 간의 첫 선거이지만 전국에서 드문 노장 간의 선거라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박지원 예비후보는 81세, 곽봉근 국민의힘 예비후보는 79세다. 노장들의 미국 대선인 바이든과 트럼프와 같은 연령의 선거다.
또 박지원 예비후보는 이번 22대 총선에서 가장 노령의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다. 
박 예비후보는 민주당 후보로 확정되면서 5선 국회의원에 도전하게 됐다. 역대 해남 총선에선 김봉호 전 국회부의장이 5선으로 다선을 기록했다. 박 예비후보도 이번 총선에서 이기면 고향에서 5선 의원의 뱃지를 달게 된다.

 

민주당 도의원·군의원 이젠 朴과 원톱

 이번 민주당 경선에서 현역 도의원 2명과 군의원 8명은 윤재갑 의원을 공개적으로 지지, 그의 경선을 도왔다. 또 올드보이 공천배제, 박지원의 막말비판 기자회견 등을 통해 불출마선언을 요구했다. 그러나 박지원 예비후보가 민주당 후보로 확정되고 지역구 사무실도 박지원 캠프로 바뀌면서 이젠 원톱 선거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박지원 예비후보도 경선과정에서 자신을 반대했던 도의원, 군의원도 단결해 주실 것을 정중히 요청, 총선승리, 정권교체에 힘을 모으자고 강조했다.
윤재갑 의원도 경선결과에 승복, 전국 최대 득표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수원정에서 민주당 경선에서 탈락한 해남출신 박광온 의원의 승복결정에 이은 해남출신의 승복결정이라 긍정적 평가가 높다. 윤재갑 의원의 원톱 주장에 경선에서 박지원을 반대했던 도의원, 군의원도 이젠 한솥밥을 먹을 식구로 돌아온다. 
선거는 항상 치열하다. 그러나 선거결과에 대한 승복 여부는 향후 걸어야 할 길도 달라진다. 승복하는 모습에는 이후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걷는 길도 더 편하다.

 

다선 없는 총선 다시 이어져

 이번 민주당 경선으로 윤영일 전 의원에 이어 윤재갑 의원도 초선으로 임기를 마쳤다.
해남 총선의 특징은 다선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물론 5선인 김봉호 국회부의장과 비례대표 포함 4선을 한 김병순 의원이 있지만 그 외는 초선 또는 2선으로 마감했다. 민영남, 임충식, 이정일, 김영록 2선, 나머지는 모두 1선으로 끝났다. 이유는 바람선거 영향이다. 5선인 김봉호 의원의 6선 진출을 막아선 것도 전국시민연대가 불러일으킨 ‘바꿔바람’이었고 김영록 도지사의 국회의원 3선 불발도 호남에서 인 국민의당 바람 때문이었다. 
국민의당 바람으로 당선된 윤영일 전 의원의 재선을 불발시키고 윤재갑 의원이 당선된 것도 다시 호남에 인 민주당 바람이었다. 
이번 박지원 예비후보의 민주당 경선후보 확정도 검찰권력을 막아야 한다는 바람이 큰 몫을 했다.
윤재갑 의원은 경선과정에서 해남자존심을 지키겠다며 읍소했지만 시대의 바람에 재선도전이 좌절됐다.  

 

화산면 꼬부랑표 동백꽃 날개단다

 박지원 예비후보가 민주당 후보로 확정되면서 동백꽃브로치도 날개를 달게 됐다. 박 예비후보는 화산면주민자치위원회 할머니들이 만든 꼬부랑할머니표 동백꽃 브로치를 상징처럼 달고 다닌다.  
동백꽃브로치는 박 예비후보가 화산지역을 방문할 때 할머니들이 해남군의 군화이자 화산면의 면화라며 가슴에 달아준 것이 인연이 됐다. 그런데 동백꽃을 착용하고 완도와 진도지역을 갔는데 그곳의 군화도 동백이란다. 이에 그는 정치 9단답게 해남‧완도‧진도가 동백꽃아래 하나가 되자며 동백꽃브로치 달기 권장에 이어 선거캠프 이름도 동백꽃캠프라 명명했다. 
그동안에도 꼬부랑할머니표 동백브로치의 인기는 매우 높았는데 박 예비후보로 더욱 알려지게 됐고 화산 할머니들의 손길도 바빠졌다. 
그런데 선거관리위원회가 동백꽃도 선거법 안에 묶었다. 일제히 착용하는 것은 선거법 위반일 수 있다는 것. 지금은 민주당 선거캠프에서 박지원 예비후보만 가슴에 착용하고 있지만 동백꽃 입장에선 매우 억울하게 됐다. 그러나 선거가 끝나면 화산면 꼬부랑할머니표 동백브로치는 해남과 완도, 진도군을 한데 묶은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