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도대학…해남이기에 가능했습니다
해남다도대학 입학식이 지난 3월25일 열렸습니다. 다도대학은 차 인구를 확산하고 차문화를 발전시키기 위해 오래전부터 한국차인연합회 등 전국적인 지방조직을 갖춘 중앙단위의 큰 차단체에서 운영하고 있는 교육과정입니다. 따라서 해남군처럼 지방단위에서는 운영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인식이 높았던게 사실입니다.
2018년 다인회장 재직시 삼산면 세금다정자 윤향자 다인이 다도대학 개설을 제안했을 때 과연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걱정이 앞섰습니다. 해남은 우리나라 차의 중흥조 초의선사와 차의 성지 일지암을 안고 있습니다. 이에 성공여부를 떠나 도전해봐야 할 사명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 군민들에게 널리 알리지도 못한채 기존에 있던 해남자우다회 등 여성단체 회원 중심으로 다도대학의 문을 열었습니다. 그런데 운영을 해본 결과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했고 매년 회를 거듭할수록 수강생 수도 늘었는데 올해 제7회 입학식을 보곤 깜짝 놀랐습니다.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시는 이들이 앞다퉈 입교를 희망, 선착순으로 22명을 선발했습니다. 그중에는 멀리 광주시에서 참여하신 분도 있었습니다. 참으로 감개무량했습니다.
해남다도대학이 눈부시게 발전을 이룩하기까진 해남군의 지원이 큰 몫을 했고 해남다인회의 관심과 교육국장을 맡았던 김홍길 다우님의 헌신적인 노고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교육과정은 2024년 3월부터 12월까지 총 15회 운영하며 교과과정은 초의선사가 남기신 동다송 등의 작품세계와 녹차, 홍차, 떡차, 꽃차 제다법, 제다 체험, 차도구만들기 체험, 차 유적지 답사 등으로 구성됩니다.
교수급으로 구성된 외래 강사진과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지역 강사진이 알차게 교육과정을 이끌게 됩니다. 아쉽게 제7회 교육과정에 참여를 못하신 다인이나 군민들께서는 제8회 다도대학에 참여해 주시길 당부드립니다.
해남은 차에 관한 역사와 문화가 그윽하고 가득한 곳입니다. 다성 초의선사께서 차와 시를 매개로 당대의 석학인 다산, 추사 선생과 교류하시면서 일지암을 차의 성지이자 인문학의 산실로 가꾸었고 이곳에서 저술한 차의 성전 동다송은 조선조 후기 침체된 차 문화 중흥을 이끌었습니다.
차는 누구나 마시는 기호음료이고 선다일여 같은 오묘한 진리를 구하는 것도 아니며 행다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정해진 규칙도 없습니다. 차를 내리고 마시는 생활은 어렵지 않습니다. 일상 속에서 편하고 쉽게 그리고 검소하고 소박하면 충분합니다.
해남에는 차를 딸 수 있는 곳이 여러 곳 있습니다. 대흥사 입구 미로공원 위에 해남군이 조성한 넓은 차밭은 야생차와 똑같습니다. 또 삼산, 옥천, 계곡 등 일부지역에서는 야생차가 자생하는 곳도 있습니다.
차 동호인 여러분, 햇차의 계절 싱그러운 자연 속에서 차를 따는 즐거움도 마음껏 누리시고 그윽하고 은은한 찻자리마다 삶의 여유와 자기 성찰의 소중한 시간을 만들어 가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