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년 만에 진도 출신…박지원 92% 전국 득표율 1위

고향서 5선 배지, 김봉호 이어 두번째 김대중 이후 더욱 공고해진 민주당세

2024-04-29     박영자 기자
4월10일 저녁 8시경 당선이 유력시 되자 명현관 군수가 박지원 후보캠프를 찾아 축하의 인사말과 함께 꽃목걸이를 걸어주며 당선을 축하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후보가 92.35%의 득표율을 얻으며 전국 1위에 이어 해남 역대선거 중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역대 해남 총선에서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한 이는 지난 21대 총선에서 67.5%를 얻은 윤재갑 후보였다. 
박지원 당선자는 여러 이정표를 세웠다. 제22대 총선 민주당 최고령 후보에 이어 헌정사상 지역구 최고령 당선자에 이름을 올렸고 여기에 전국 1위 득표율이라는 기록도 세웠다. 또 인구가 적어 국회의원 배출은 없을 것이란 진도 군민들에게 39년 만에 배지도 안겨줬다.  
박지원 후보는 고향에서 5선 국회의원 배지도 달았다. 5선 국회의원 배지는 김봉호 전 국회부의장에 이어 두 번째이다. 
국민의힘 곽봉근 후보는 4번째 총선 도전을 비롯해 군수 및 군의원 등 총 9번째 선거 도전이었지만 득표율 한자리수에 만족해야 했다. 
박지원 후보의 당선으로 진도는 39년 만에 국회의원을 배출하게 됐다. 소선거구제 전환 후 인구수가 적은 진도군은 정시채 전 의원을 마지막으로 국회의원 배출 자체가 어려웠는데 큰 인물, 큰 발전을 앞세운 박지원 후보로 인해 원을 풀었다. 
박지원 후보의 등장은 강한 민주당, 검찰독재를 견재해야 한다는 표심이 크게 작용했다. 
당초 박지원 후보의 해남완도진도 선거구 출마설이 나왔을 때만 해도 설마하는 민심이 컸다. 그러나 호남에서 현역 국회의원 대부분이 경선에서 패했듯 해남‧완도‧진도도 이러한 정서가 반영됐고 그러한 흐름에 윤재갑 의원과의 경선에서 큰 차로 이겼다.     
박지원 후보의 본선 득표율은 처음부터 예견됐었다. 해남‧완도‧진도 선거구에서 처음으로 무소속이 없는 민주당 대 국민의힘 양자대결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구도 때문에 박지원 후보는 지역선거보단 전국의 민주당 후보들의 지원 유세에 대부분 시간을 할애했다. 
후보자가 지역 유세보단 타 지역 유세에 더 많은 시간을 보냈을 만큼 이번 총선은 가장 심심한 선거로도 기록되게 됐다. 가장 심심한 선거였는데도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안내한 것은 조국혁신당이었다. 조국혁신당은 해남에서도 41.24%를 얻었을만큼 이번 선거의 가장 큰 관심사였고 또 돌풍이었다.  
이번 총선의 가장 큰 특징은 더 공고해진 민주당세이다. 민주당세가 가장 공고했던 때는 김대중을 통해 정권교체를 열망했던 때였다. 그러나 김대중 정권 탄생 후 호남은 국민의당 등장, 2곳에서의 국민의힘 후보의 당선 등 민주당세가 느슨해졌다. 
그러나 지난 대선 패배에 이어 검찰독재를 막아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민주당 세의 강화로 귀결됐다. 민주당세의 견고함은 이번 민주당 후보 경선에서도 확인됐다. 강한 민주당을 요구한 호남의 민주당원들이 현역 의원 대부분을 탈락시키는 저력을 발휘했고 여기에 민심도 동조했다. 또 민주당 대선 후보이자 호남의 중심인물이었던 새로운 미래 이낙연 후보의 응징 표심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한 후보에겐 과감한 퇴장을, 시대의 부응에 호흡한 후보를 중심으로 뭉치는 흐름은 앞으로도 총선에서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