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점방은 연중무휴…주인장 그림은 덤
현산면 초호 삼거리점방 73세 변송남씨 운영
현산면 초호마을 삼거리에는 주민들의 사랑방인 ‘삼거리점방’이 있다.
초호마을에서 나고 자라 평생 마을에서 살아온 변송남(73)씨는 30년 넘게 이 점방을 운영해왔다.
처음에는 마을에서 생필품 등을 파는 구판장을 운영하다가, 본격 개인 점방을 운영하게 됐다.
20년 넘게 초호리가게 상점이라 불려왔지만, 길이 새로 나면서 건물을 새로 짓게 됐고 손님의 추천으로 ‘점방’이라는 이름을 붙이게 됐다. 길을 지나던 젊은 손님들은 가끔 ‘점을 보는 곳이냐’며 물어본 적도 있다.
점방 안에 들어서면 알록달록 다양한 그림이 걸린 갤러리가 펼쳐진다.
우리 동네 마을 지도부터 농사일하는 어른들, 허리 숙여 농작물을 수확하는 모습 등 농촌의 모습이 화폭에 담겼다.
지난해 변송남씨는 현산면 주민자치회에서 열린 그림수업에 참여하면서 농부화가 김순복씨에게 그림을 배워 틈날 때마다 그려왔다. 가게를 찾는 손님들에게 그림을 하나둘 보여주고자 액자에도 넣고, 달력에도 붙여 전시를 하고 있다.
변송남씨는 “심심할 때마다 그림을 그리니 시간도 잘가고 즐겁다. 그림을 본 손님들이 나날이 발전한다며 칭찬을 해준다”고 말했다.
삼거리점방에는 과자며 음료수, 라면, 음료수, 빵, 술 등이 진열돼 있다. 오며 가며 동네 주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는 점방에 있는 초호, 금강, 원강, 신정, 신방, 고현 등 인근 마을에서 이곳을 찾는다.
주민들은 사시사철 농사로 바쁘게 일을 하는데 삼거리점방에 들러 시원한 음료 등을 마시며 쉬었다 간다.
삼거리 길목에 있다 보니, 동네사람들이 하나둘 모이다 보면 점방은 소통의 공간이 된다. 특히 변송남 사장의 넉넉한 인심 덕에 사람이 늘 모이고, 정이 오가는 곳이다.
이곳 점방은 시골 주막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넉넉한 시골 인심을 찾아볼 수 있다. 손님들이 술 한 병을 먹을 때도 김치며 나물 등 서운하지 않게 반찬을 내어준다. 또 손님들에게 과일을 깎아주거나, 식사 때면 찾아온 손님들의 밥까지 챙긴다. 그렇다 보니 밥이며, 커피, 반찬을 여러 번 얻어먹은 손님들이 쌀 한 가마니, 커피 한 박스, 농사지은 채소 등을 가져온단다.
이곳을 찾는 손님들은 “여기가 없으면 사람 모일 일이 없다”며 입을 모아 이야기한다. 삼거리점방은 주민들에겐 너무도 소중한 장소이다.
삼거리점방은 연중무휴인 가게인데, 며칠을 비우더라도 동네 언니, 동생 등 가게를 봐주는 이들이 많다.
마을 어르신들이 시계약을 갈아달라고 하면 변송남씨는 ‘잠시 배달 다녀옵니다’라는 메모를 남기고 오토바이로 금방 다녀온다.
예전에는 다양한 물건들이 점방 매대에 가득했지만, 지금은 몇가지만 형식을 갖추고 있고 주로 음료와 담배, 라면, 빵 등이 나간다. 때때로 보리쌀, 인근에서 주민이 잡은 낙지, 게, 문어 등도 팔아주는데 사람이 모이고 인심과 정이 있어 즐겁단다.
변송남씨는 “항상 긍정적으로 마음 편히 산다. 이 나이에도 취미도 있고 운동, 관광도 다니며 즐겁게 지낸다. 점방을 하면서 주민들을 만나는 일도 즐겁고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는 점방을 운영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삼거리점방 : 현산면 땅끝해안로 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