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선수와 아버지의 독서

2024-08-05     민상금/재경향우 전 서울시 의원
민상금/재경향우 전 서울시 의원

 

 서울 광화문 네거리에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서점 교보문고가 있다
그리고 그 빌딩 후문 입구 대리석 벽면에는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라는 글귀가 있다. 
책과 사람의 관계 즉 독서의 힘을 이보다 더 명징하게 표현한 문장을 나는 아직 알지 못한다. 
고교시절의 국어시간에 다독과 정독이라는 수필에서 ‘남아수독 오거서’ 즉 남자는 모름지기 다섯 수레에 실을 만큼의 책을 읽어야 한다는 글을 배웠고, 또 성인이 되어서는 조선후기의 규장각 검서관 이덕무의 별명이 책 바보라는 뜻의 간서치라는 것도 배웠다. 
그리고 러시아의 대문호 도스토에프스키의 ‘한 인간의 존재를 결정하는 것은 그가 읽은 책과 그가 쓴 글이다’라는 명언을 가슴에 품고 살았다.
모두가 사람과 책 즉 독서의 절대적 힘을 나타낸 말이다. 그런데 지난 4월20일에 출간된 ‘SON 축구 아카데미’ 손웅정 감독의「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에서 사람이 어떻게 책을 만들고 책은 또 사람을 어떻게 성장시키는가를 아주 쉽게 깨달았다.「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는 ‘손웅정 감독의 말’이라는 책의 부제에서 느낄 수 있듯이 손 감독과 난다 출판사의 편집장 김민정간에 주고받은 대화를 집대성한 것이다.
그런데 대화는 손 감독의 독서노트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요즘 우리나라의 성인 연평균 독서량이 한 권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손 감독은 200-300권을 읽는 유별난 독서가로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마음에 드는 책은 최소 세 번을 읽는데 처음은 검은색, 두 번째는 파란색, 세 번째는 붉은색 볼펜으로 밑줄을 긋거나 별표를 붙이고 메모까지 끝나면 책은 버린다.
책을 버리는 이유는 생활의 단순화 습관 때문으로 책명이「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는 이런 연유 때문이다. 손 감독이 독서노트를 시작한 것은 둘째 아들 손흥민 선수가 영국에서 축구 유학을 시작한 2015년부터 쓰기 시작했으며 현재 6권이 있다
그리고 이번에 출간한 책은 독서노트 가운데서 13개의 키워드-기본기, 가정, 노후, 품격, 리더, 코치, 부모, 청소, 운동, 독서, 사색, 통찰, 행복순으로 분류했으며 독서노트의 진면목을 알 수 있도록 독자를 위해 18페이지를 따로 떼어 놓았다.  
손 감독 자신은 물론 아들이 우리나라의 국가대표 축구팀 주장 겸 세계 최고의 영국 프리미어 토드넘의 주장과 골게터가 될 만큼 훌륭한 선수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아버지 손웅정 감독의 독서의 힘이라고 나는 생각 한다. 종일토록「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를 읽었다.
세상은 지식으로 사는 것이 아니며 책에서 지혜를 얻고 지혜는 인품으로 드러난다. 한없는 겸손의 자세뿐만 아니라 자신과 자만 욕심과 욕망을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 
특히 인간에게 필요한 기본기는 존중과 배려와 희생으로 이 세 가지는 자동차의 네비게이션과 같다는 손 감독의 가르침을 알았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