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홍대…청소년 기획한 버스킹 뜨거웠다
해중 밴드와 졸업생 합동 해남공원에 200여 관객
여기가 홍대인가. 해남 청소년들이 직접 기획한 버스킹 공연에 관객 200여명이 몰려 한여름밤의 열기를 즐겼다.
지난 8월5일 해남공원에서 열린 ‘가나다라’ 버스킹은 청소년들이 기획, 공간대여, 연습, 공연까지 직접 만들었다.
지난 6월 해남중학교 밴드 ‘투페이스’ 소속 박호영 학생이 졸업생들에게 함께 공연을 제안하면서, 버스킹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이번 공연은 학생들이 공간 대여부터 행사 기획까지 모두 직접해 더욱 의미가 깊었다. 졸업한 밴드부 학생들과 주변에 악기, 보컬 하는 친구들이 모였고 보컬, 드럼, 건반, 베이스, 일렉, 바이올린까지 5개교 11명이 함께했다.
버스킹을 위해 가칭 ‘가나다라’라고 이름 붙인 이 밴드는 시험이 끝나고 7월부터 연습을 시작했다. 주말이면 청소년누림문화센터에서 하루 2시간씩, 평일에는 저녁에 학원 끝나고 시간 되는 사람들이 만나서 했다. 주 3~4회 연습, 집에서 개인 악기로 연습도 이어갔다.
관객이 10명만 되도 좋겠다던 소망 앞에, 당일 공연시간이 되자 200여명의 관객이 몰렸다.
친구들 공연을 보러온 학생들, 운동하는 주민들, 학부모까지 다양층이 해남공원에 모여 공연을 관람했다.
김효연 학생은 “학생들끼리 직접 공연을 연 건 처음인데 많은 분이 오셔서 뿌듯했다. 연습실 섭외, 홍보도 직접 하고, 공연장 대여와 악기 옮기는 일은 밴드부 선생님과 부모들님이 도와주셔서 할 수 있었다”며 “각자 가지고 있는 앰프를 가져와 악기를 설치했다”고 말했다.
학교, 단체의 지원 없이 청소년들이 스스로 기획해 실행했다는 것에 이번 버스킹은 높은 평가를 받았다.
‘가나다라’는 이번 무대에서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 ‘노래방에서’, ‘오르트 구름’, ‘아틀란티스 소녀’ 등 8곡을 풍부한 밴드 사운드로 무대를 꾸몄다.
이날 공연에는 드럼에 임현중(해남고2)·박호영(해남중3), 기타에는 천현지(해남고2), 베이스에는 김효연(해남고2)·김하람(해남고1), 보컬에는 이서은(전남예고2)·정우룡(해남공고2)·이예린(해남중1), 건반에는 최민효(지평선고2)·최사랑(해남고2), 바이올린에는 강혜린(해남고2)이 함께 했다.
버스킹을 제안했던 박호영 학생은 “음악계 진로를 준비하고 있는데 해남뿐만 아니라 큰 곳에서 버스킹을 해보고 싶다. 이번 공연에 미흡한 점을 느꼈고 그 점을 보완해 더 멋진 공연을 가을에 선보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