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산 옥매광산 희생광부 명단확보 시급하다

2024-09-30     김정훈/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김정훈/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황산옥매광산 광부수몰사건 제79주기 합동추모제가 지난달 8월19일 황산면 옥선착장에서 열렸다. 
합동추모제엔 홍성담 작가를 비롯한 전국의  중견 작가들과 지역 청년 예술인들이 동행했다. 
청년 작가들은 황산면 옥동마을 청년이 살아 숨쉬는 마을로 가꾸기 위해 뭉쳤다. 이들은 옥동마을에 인접해 있는 옥매광산 이야기를 그림과 음악, 만화로 담아내기 위해 추모제에 동참했다.
대한민국 민중미술의 대부격인 홍성담 작가는 “황산옥매광산 광부들의 이야기와 일제강점기에 세워진 광물 창고는 한 시대의 역사이자 공간이다”며 “일제 식민지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평화의 중요성을 알리는 장소로써 미술의 소재로 확장돼야 한다”고 밝혔다. 
추모제에 참여한 중견 작가들은 광물 창고 등을 둘러보고 옥매광산은 예술의 영역에서 무한히 확장될 스토리와 소재를 갖췄다고 했다.
제79주기 합동추모제는 지역예술인들과 함께 예술로 확장되고 승화했다. 피아노 반주로 문을 연 윤승현씨, 색소폰 앙상블을 연주한 해남악단 윤길용, 이형선, 문병찬, 박선이씨, 이어 시낭송 순으로 이어졌다. 
유족으로 참여한 필자는 김선우 시인의 ‘목포항’을 낭송했다. 합동추모제에서 유족의 한을 담아내고자 한 달 동안 준비했다.
 ‘돌아가야 할 때가 있다. … 짓무르고 다친 것들이 안쓰러워 … 떠나간 막배가 내 몸속으로 들어온다.’ 79년이 흘러간 지금도 강제 동원자 명단을 찾을 수 없는 처절한 몸부림의 외침이다.
올해 추모제는 손명도 해남부군수와 이성옥 해남군의회장이 직접 참석해 추도사를 했다. 박지원 국회의원의 추도사는 사회자가 대신 낭독했다. 옥매광산 광부 118인을 기리는 추모조형물은 2017년 해남군민들의 자발적 성금으로 건립했다. 
일제는 1945년 3월 강제 동원한 조선인들을 사전 예고도 없이 강제로 제주도에 끌고 가 모슬포 부근인 삼방산 해안 동굴이나 방어진지를 파는 데 동원됐다. 5개월 만에 해방이 되자 225명을 태우고 항해하던 배는 제주도 추자도 앞바다에서 원인 모를 화재로 침몰해 탑승자 한국인 222명 중 118명이 수몰됐고 일본인 3명 중 2명이 사망했다. 
1945년 광복 직후 강제동원 노동자 등 재일 한국인들을 태우고 부산으로 향하다 교토 마이즈루 앞바다에서 침몰한 ‘우키시마호’ 사건과 유사하다. 우키시마호 탑승자는 대부분 강제동원 노동자와 가족들로 그 유족들은 희생자가 수천 명이라고 주장하지만 일본 정부는 진상규명에 꼭 필요한 승선자 명부를 공개하지 않았다. 일본 정부는 사건 발생 80년이 다 돼서야 승선자와 사망자 명부 일부를 올해 우리 정부에 최근 전달했다.
‘우키시마호’ 사건과 ‘옥매광산 광부수몰사건’은 닮은 점이 있다. 일제강점기에 조선에서 일본으로 끌려간 국외 강제동원 ‘우키시마호’ 사건과 국내 강제동원 중 최대의 사건인 ‘옥매광산 광부수몰사건’은 일본의 패망으로 해방이 되어 고향으로 돌아오다 바다에서 침몰한 사건이다. 
옥매광산 광부수몰사건은 옥매산 광부들을 강제 동원한 당시 일본 아사다화학공업 회사이다. 
정부는 우키시마호 피해자뿐만 아니라 국내 강제동원 최대 사건인 ‘옥매광산 광부수몰사건’에도 일본으로부터 조선인 명단을 확보해야 한다.
헌법 제34조 6항은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 정부는 헌법 정신에 걸맞게 내년에 열리는 ‘옥매광산 광부수몰사건’ 제80주년 합동추모제는 온전한 명단을 가지고 광부들의 넋을 기리는 추모제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