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고수의 맥 잇다…박준호 고법 발표회
30년 넘게 북채 잡아 10월9일 북평면서
해남의 고수 박준호, 41살의 청년 고수는 북채를 잡고 해남 고수의 맥을 잇고 있다.
10살 나이에 북채를 잡아 30년 넘게 북장단을 쳐온 박준호 고수는 해남 고수의 맥을 잇고자 올해도 뜻깊은 자리를 마련했다.
해남은 4명의 무형문화재를 탄생시킨 고법의 고장이다. 북평면 출신 故정철호(국가무형문화재), 북일면 출신 故추정남(전남무형문화재), 송지면 출신 故천대용(광주 무형문화재), 삼산면 출신 故감남종(광주 무형문화재) 선생은 고법 분야에서 자신의 세계를 구축한 이들이다. 그러한 맥을 잇고자 박준호 고수는 이번 발표회를 준비했다.
고수로서 고법 발표회를 여는 건 누구도 쉽게 가는 길이 아니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고법 발표회를 연다. 오는 10월9일 오후 2시부터 북평면 북평문화복지센터에서 ‘해남 고수의 맥을 잇다2’ 박준호 판소리고법 발표회가 열린다.
박준호 고수는 북일면 출신 故추정남(전남무형문화재) 고수를 평생 선생님으로 모셨다. 1993년도에 입문해 1994년부터 2019년까지, 선생님의 곁을 지키며 한 선생님 밑에서 고법을 배웠다. 그 시간이 25년이다.
그는 10살이던 1993년 해남문화원이 개설한 제1기 지역문화학교에 쌍둥이 동생 박선호와 함께 처음 국악을 접했다. 이때 그의 북장단 실력을 눈여겨 본 故추정남 선생이 제자로 영입, 이때부터 정식 고법을 익혔다. 20대 때 명고부 부문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하며 예술적 기량을 인정받았다.
전라남도 무형문화재 제29-3호 추정남류 판소리고법 이수자인 그는 판소리 대통령상 수상자인 박지윤 명창에게 심청가와 춘향가, 수궁가를, 전인삼 명창에게 적벽가를 사사했다.
12년간 진도군립민속예술단에서 수석단원을 역임 후 삶 속의 변화를 추구했다.
연주자에서 문화예술행정가, 사회복지종사자, 현재는 진도국악고 국악 부장으로 일하며 성장을 위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번 고법 발표회는 고수 박준호에게 뜻깊은 자리다.
특히 2017년부터 연을 맺어온 북평국악동호회 어르신들 앞에서 해남의 고수로 더욱 뿌리를 깊게 내리겠다는 다짐의 마음이 담겨있다. 6년 동안 늘찬배달 수업으로 만나 연을 이어가며 손주뻘인 자신을 반겨주고 지켜봐 준 어르신들을 뵈러 소리북과 북채를 들고 무대에 선다.
박준호 고수는 “고향에 돌아와 국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든든한 울타리 역할을 해준 북평국악동호회 어르신들에게 늘 감사했다. 기술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삶에서 묻어나는 자연스러운 모습이 예술이라고 생각하게 된 것은 북평 어르신들과 함께 소리북을 치면서부터다”고 말했다.
‘해남 고수의 맥을 잇다2’ 발표회에는 이병채(전라남도 무형유산 판소리 수궁가 이수자) 명창, 임재현(국가무형유산 가야금병창 및 산조 이수자) 명창, 박솔 명창이 박준호 고수의 고법에 맞춰 소리를 한다. 또 국악인인 박준호 고수의 가족들이 기악에 함께 하며, 큰 누나인 박선영씨의 대금, 둘째 누나인 박혜민씨의 피리, 쌍둥이 형인 박선호씨의 해금 연주가 더해지고 김성훈 소설가가 사회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