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대응, 타성에 젖어 있었다
해남 지역이 기후 위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기후 위기는 폭우 피해, 벼멸구 확산, 그리고 온난화로 인한 농작물 생육 저해 등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우리 농업과 지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또 이러한 현상은 더 빈번하고 더 치명적으로 다가올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은 농군의 미래를 더욱 암울하게 만들고 있다.
과거엔 태풍으로 인한 피해가 가장 컸다. 바람과 비를 동반한 태풍이 지나간 자리에는 막대한 재산피해가 있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올해는 태풍 피해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연재해 피해가 속출했다. 그것도 기존에 경험하지 못했던 양상의 것들이다. 이에 따라 농민들은 기계화가 상당히 진행됐음에도 갈수록 농사가 힘들다고 말한다.
종잡을 수 없는 날씨에 언제 쏟아부을지 모를 폭우, 따뜻해진 날씨로 병충해가 기승하고 겨울을 난 우렁이는 어린 모를 집어삼키고 있다. 고령화 사회의 농촌 마을은 여름 폭염에 온열 질환 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올해가 가장 시원 여름’이라는 세간의 말이 현실화되고 있으며 이젠 부정할 수 없는 기후변화 시대에 봉착한 것이다.
다만 희망적인 것은 이번 집중호우가 많은 재산피해를 남겼지만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 우리 스스로 얼마나 노력했는지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가장 기초적인 쓰레기 분리수거부터 불법투기와 불법매립, 또 과도한 산림 개발 등 꼭 법에 저촉되는 행위가 아니라 할지라도 자연재해 피해를 부추긴 요소가 없는지도 스스로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우리는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 타성에 젖어 있었다. 행정의 노력만 가지고는 지금의 자연재앙을 막힐 수도 피할 수도 없다. 민관이 함께 대안을 찾아 실천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