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폭락…식량 없이 나라 유지 가능한가

다시 거리에 나선 농민들 쌀값 폭락, 해남경제도 타격

2024-10-14     김유성 기자
지난 9월30일 쌀 가격 보장 및 정부의 정책 전환을 위한 해남농민대회가 해남읍 고도리 사거리에서 열렸다.

 

 산지 쌀값이 17만4,904원으로 지난해 수확기 21만7,552원 보다 무려 4만2,648원이 폭락했다. 수확을 앞둔 나락도 5만원 초반대로 추락했다. 2021년 40kg 한가마에 6만5,000원 하던 나락 가격이 1만5,000원 하락한 것이다. 
쌀 가격의 역대급 폭락에 농민들이 거리에 나섰다. 그동안 농민회를 중심으로 열었던 집회에 이젠 농업경영인회와 새마을지도자회, 이장단까지 합세할 만큼 농촌의 위기감으로 다가온 것이다. 
해남 농민들의 소득 중 쌀이 차지하는 비중은 50%다. 따라서 쌀값 시장이 무너지면 농민들의 삶뿐 아니라 해남경제도 더 어렵게 되고 이는 지역소멸, 농촌소멸이 앞당겨짐을 의미한다. 특히 해남은 쌀 재배면적이 전국 최대이기에 해남경제에서 쌀값이 차지하는 비중도 크다.
지난 9월30일 쌀 가격 보장 및 정부의 정책 전환을 위한 해남농민대회가 해남읍 고도리 사거리에서 열렸다. 
이날 참석자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양곡관리법 개정을 2차례나 거부하면서 쌀값 20만원을 보장하겠다고 했지만 이마저도 헌신짝처럼 내팽개쳤다고 비판했다.
또 정부는 쌀값 폭락을 쌀생산량으로 돌리고 있는데 농민들은 전체 쌀 생산량의 12%에 해당되는 수입쌀 40만8,700톤이 쌀값 폭락의 주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농민들은 WTO 규정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2015년 쌀을 전면 관세화 개방했기 때문에 의무수입 물량인 MMA를 지킬 의무 규정이 사라졌는데도 정부의 잘못된 협상으로 저관세할당물량인 TRQ로 고스란히 수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부의 지난 9월10일 쌀 대책 발표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쌀가격 폭락의 원인인 재고미에 대한 처리방안은 제시하지 않으면서 아직 수확도 하지 않는 산곡 10만 톤을 사료화한다는 것과 앞으로 쌀농사를 못 짓게 하겠다는 내용만 늘어났다고 비판했다.
또 올해 극심한 폭염과 집중호우로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자연재해를 겪었고 이러한 기후위기는 더 가속화될 것이다며 기후위기 시대의 주식인 쌀 생산의 지속성을 유지하는 것이 국가의 책임이자 의무라고 주장했다.
이날 시위에 참여한 농민들은 해남읍 고도리 집회에 이어 나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본사 앞, 전남도청 앞 집회로 이어갔다.
한편 이날 농민집회에는 트랙터와 농기계, 1톤 트럭이 고도리 한 차선을 가득 채웠다. 또 쌀값 폭락에 항거하기 위해 나락 화형식을 진행했다.
김유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