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81세, 삼호학당서 배움 즐겁다

옥천면 백호 윤경자씨 한문공부가 제일 좋아

2024-11-25     조아름 기자
옥천면 백호리 윤경자 할머니는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삼호학당을 다니며 배우는 삶을 이어가고 있다.

 

 “배울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즐겁습니까.” 
옥천면 백호리 윤경자(81) 할머니는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배우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윤씨의 방에는 ‘근면 성실 정직’이라는 가훈이 걸려 있으며, 이는 그가 삶을 대하는 태도이다. 
지금껏 남의 풋감 하나도 손을 대지 않았다는 윤씨는 주어진 생활에서 스스로 사는 삶이 보람이고, 천국이란다. 
5년 전부터 삼호학당을 다니기 시작한 그는 배우는 게 기쁨이다. 특히 좋아하는 시간은 한자를 배우는 시간이다. 어릴 적부터 한자 배우기를 좋아했고, 60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한자를 한자씩 익히는 것이 좋다. 
강진 도암이 고향이라는 윤씨는 중학교까지 공부를 했고, 어릴 적부터 독서를 좋아해 늘 책을 가까이 해왔다. 그 당시 오빠들은 대학교까지 공부했고, 윤씨도 공부에 대한 욕심이 많아 옥천으로 시집와 살면서도 책을 손에서 놓지 않고 늘 가까이했다. 
윤경자씨는 “삼호학당이라는 배움의 터전이 있다는 게 노인에게 축복이다. 나이가 들어 머릿속에 입력이 안 돼도 자주 가서 듣고 배우는 게 좋다. 한자의 뜻이 깊으니 공부하면 많이 배운다”고 말했다. 
40대에 딴 운전면허가 지금껏 도움이 돼, 직접 운전을 하며 삼호학당을 오가고 있다. 마을에서는 자전거를 타고 활동한다. 기동력이 있다는 것이 윤씨에게는 자부심이자, 움직일 수 있는 이유이다. 
운동 겸 텃밭을 가꾼다는 그는 고추, 깨, 마늘 등 밭농사를 주로 짓는다. 푸성귀 하나라도 농사지어야 마음 있는 사람들과 나눠 먹을 수 있기 때문이란다. 삼호학당은 매주 4회 수업을 여는데 그는 농번기에는 일하느라 참석을 못하지만 농한기에는 모든 수업에 꼭 참여한다. 그러나 삼호학당이 월 2회 운영하는 외부특강은 농번기에도 빠지지 않고 참석한다. 만나기 어려운 수준급 강사들이 강의를 하기 때문이다.
농사가 마무리되는 11월이면 그는 책가방을 챙겨 삼호학당을 다닌다. 매주 월요일은 고사성어, 화요일은 명심보감, 수요일은 노래교실, 금요일은 한자 수업을 듣는다. 주 2번은 해남수영장에서 수영을 한다. 
윤경자씨는 30년 넘게 연말이면 면사무소에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기부를 이어왔다. 처음엔 20만원, 지금은 소득이 적으니 10만원씩 기부하고 있다. 
윤경자씨의 노년은 여전히 아름답고, 풍성하다. 꽃과 식물을 돌보는 게 취미라, 시장에서 꽃을 사다가 종종 마당을 가꾼다. 정원에 다양한 꽃을 심고, 돌로 화단을 만들어 가꾸며 추운 겨울에는 화분을 방안에 모두 들여놓는다. 
윤경자씨는 “그날 그날 감사하고 사치를 안 하며 긍정적으로 살려고 노력한다. 내 생명이 끝나기까지 배움을 이어갈 생각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