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의 애도 “같이 울어주고 싶었다”

김성훈 작가, 국가폭력 주제 4년 집필 소설 「길목의 무늬」 12월7일 북콘서트

2024-12-09     조아름 기자
김성훈 작가의 단편소설 모음집 「길목의 무늬」가 출간돼 오는 12월7일 일상판타지에서 북콘서트를 연다.

 

 소설가는 글로 애도한다. 김성훈 작가가 4년 동안 집필하며 내내 같이 울었던 애틋함이 비로써 세상에 나왔다. 
김성훈 작가의 단편소설 모음집 「길목의 무늬」가 지난 11월 출간돼 오는 12월7일 일상판타지에서 북콘서트를 연다. 
2022년 세월호 추모 6주기에 소설 연작을 구상한 그는 국가폭력을 주제로 11편의 단편소설을 썼다. 이중 ‘길목의 무늬’가 2022년 제14회 목포문학상에서 남도작가상 단편소설 분야에 당선됐고, 올해 작업의 마침표를 찍고 단편소설 9편을 엮어 출간하게 됐다. 
소설「길목의 무늬」는 ‘소설을 쓰기 시작한 사람’, ‘길목의 무늬’, ‘정오의 끝자리, 빛’, ‘홍콩빠 이모’, ‘내 자녀들은 어디에 있는가’, ‘곁’, ‘거룩한 고사’, ‘약속의 그늘’, ‘환대의 모든 것’ 등 9편으로 구성돼 있다. 
물리적인 폭력뿐만 아니라 산업화 과정에서 소외된 사람들, 계속 버림받았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글에 담겼다. 그의 시선은 특히 전라도 지역민에 대한 이야기, 호남의 역사, 민속, 설화에 맞닿아 있다. 
세월호 사건을 다룬 ‘곁’. 5‧18민주항쟁의 남은 이들을 다룬 ‘내 자녀들은 어디에 있는가’, 경제개발의 뒤편에 소외된 사람들을 담은 ‘길목의 무늬’ 등에 절절한 삶이 담겨있다. 
또 해남우리신문 시민기자로 지역을 취재하며 만났던 지역성, 지역민, 옥매광산 등의 이야기도 ‘환대의 모든 것’에 쓰였다. 
김성훈 작가는 현지답사, 문헌답사, 구술작업 등을 하며 내내 같이 울었다. 
김성훈 작가는 “글로서 같이 애도를 하고 싶은 마음. 당신만 혼자 우는 것이 아니라 나도 같이 울어주고 싶다. 연대하고 싶은 마음이다”며 “이 지역에 살지 않더라도, 내가 몰랐던 지역에 대한 감정적 연대, 환대하는 분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길목의 무늬」북콘서트는 오는 12월7일 오후 3시30분 일상판타지에서 연다. 
이날 북콘서트에서는 김성훈‧박준호의 대담으로 작가의 책 이야기, 관객과의 대화, 소설 낭독이 이어지며, 국악앙상블 한빛, 소리꾼 백귀영 등이 공연으로 함께 한다.
김성훈 작가는 “길 위에서 글을 쓴다는 것은 마치 땅에 얽힌 오래된 연애 편지를 써내려가는 일과 같았다”며 “이 땅과 그 속에 살았던 사람들에 대한 애틋함이 절절하다. 그 절절함이 바로 삶의 무늬가 아닐까 싶다. 길목마다 새겨진 무늬들은 우리가 지나온 시간의 흔적이라 여긴다”고 말했다. 
한편 김성훈 소설가는 명지대 문예창작학과, 목포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학과를 졸업했고, 현재 전남대학교 문화재학협동과정 박사과정을 공부하고 있다. 현재 해남군사회적공동체지원센터에서 주민자치 업무를 맡고 있다.